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다

미르카 크네스터 지음 류시화 옮김/ 연금술사

무닌드라 스님을 만나 명상체험

수행은 나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불안감과 우울한 감정을 대신해

인생의 길을 확실하게 제시했다

한국 간화선 수행 체험 ‘기대’

저자 미르카 크네스터 인터뷰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다>의 저자인 미르카 크네스터를 지난 6일 조계사에서 만났다. 그녀는 수행은 삶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인생에서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 아름다운 스승은 제자들의 삶도 윤택하고 행복하게 이끈다. 미국의 섬유예술가이면서 작가인 미르카 크네스터는 이탈리아 출생의 미국 섬유예술가이면서 위빠사나 명상수행자다. 캘리포니아 북부 해변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퀼트작품을 통해 영성과 예술간 조화를 탐구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던 이십대, 그녀는 인도 담마기리명상센터에서 고엔카와 무닌드라스님을 통해 불교 수행을 접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스승이었다. 1915년 인도 벵골지역 불교집안서 출생한 무닌드라스님은 미얀마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배워 인도에서 사람들을 지도했다. 1950년대의 일로, 이때 많은 유럽과 미국의 젊은이들이 “물질주의와 기독교적 인생관에 환멸을 느끼고 동양의 사상을 찾고자 인도로 향하던” 시기였다. 무닌드라스님은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문을 열어뒀다. 또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성지인 보드가야를 현재와 같이 발굴하는데 깊이 관여하면서 인도 불교의 중흥을 위해 헌신했다.

미르카 씨도 당시 인도에서 무닌드라스님과 고엔카스님에게서 명상을 배우고, 불교를 공부했다. 미르카 씨는 “친구들에게 한국이 매우 아름다운 나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도심이 깨끗하고, 사람들도 친절해 좋은 여행을 하고 있다”는 그녀는 “현재 지금 있으라는 스승의 가르침대로 한국 여행을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의 섬유과 건축에 매우 관심이 있어요. 캘리포니아에서 한 친구에게 보자기를 소개받았는데, 아름다운 색감과 소재에 놀랐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섬유박물관도 들르고, 통도사에서 간화선도 잠시 체험해 볼 생각입니다.”

미르카 씨가 소개하는 미국은 “한국보다 더 가까이서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도심 곳곳에 명상센터와 수행지가 마련돼 있다. 명상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다수가 인도 무닌드라스님의 제자라고 소개한 그녀는 “일요일에 교회를 가고, 주중에 명상센터에서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학원서 비교종교학을 통해 불교를 배우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처음 인도를 가 고엔카스님을 만나 명상을 배웠다. 이전까지 몰랐던 심오한 경험이었다. 마치 내 인생도 기원전후로 나뉘어지듯, 수행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달라진 느낌이었다”는 미르카 씨는 “물질의 가치가 높아지고,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나처럼 늘 불안해 했다. 우리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불교의 수행과 가치관은 그런 젊은이들에게 확실한 길을 제시하는 가이드와 같았다”며 “특히 무닌드라스님은 서구의 젊은이들을 맞아들이고,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마하보디협회서 일하며 인도 북부지역 불교를 세우는데 평생을 받쳤다는 무닌드라스님의 가르침은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의 중요성을 전하며 “순간순간의 삶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거불어 관용과 자애를 바탕에 둔 실천행을 강조했다. 사회에서 불교를 실천하지 않으면 진정한 불교도가 아니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무닌드라스님을 좋아한 점은 그가 평범했다는 점이예요. 어떤 스승들은 방으로 걸어 들어올 때 제자들이 감지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의 파장을 보낸다고 해요. 하지만 그는 평범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지 않았어요. 달라이라마가 말하듯 ‘그저 단순한 승려’가 그의 모습이었죠. 하지만 학교 등록 문제, 결혼 후 가정생활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할까 등 아주 사소한 문제에까지 그는 친절하고 명쾌한 답을 전해줬습니다. 수백가지 질문을 받으면서도 이를 귀찮아하지 않았어요.”

일예로 보드가야에서 명상을 하던 로빈 선빔이 급하게 무닌드라스님을 찾았다.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모기장 안에 모기가 들어와 피를 빨아먹은 것. 순간 분노로 모기를 죽이고 나서 ‘나는 정말 성실한 수행자인가, 살아있는 어떤 것도 해치지 않겠다고 결심한 자비심은 어디로 갔는가’ 고민을 하며 찾은 것이다.

무닌드라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모기를 죽이는 것은 나쁘지만 개를 죽이는 것만큼 나쁘진 않다. 개를 죽이는 일은 나쁘지만 소를 죽이는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 소를 죽이는 것은 나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나쁘지만 부처를 죽이는 것만큼은 아니다.”

무닌드라스님의 일화를 전한 그녀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하던 스승의 모습을 나 또한 따라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보름간의 한국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일정에 대해 “통도사에서 한국 간화선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한국인 친구를 통해 간화선에 대해 들은 적이 있지만, 실제로 해본 경험은 아직 없다는 미르카 씨는 “한국의 수행과 사찰 전각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가득 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144호/2015년10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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