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및 문화재 훼손 우려…“해인사 찾는 발길 뚝 끊길 것”

해인사로 올라가는 곳곳마다 축사 신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보존된 해인사 인근에 대형 축사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악취와 해충피해, 오염수 우려 등으로 수행환경 침해는 물론 해인사를 찾는 발걸음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근처 청정지역에서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들도 많아 지역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황산리 주민 장 모씨는 지난 2011년 가야면 황산리에 6만6115㎡(약2만평) 부지를 매입했다. 이 중 4946㎡(1496평) 부지에 대해 합천군으로부터 동식물관련시설 허가를 받고 묘지 이장 등의 이유로 공사를 연기해오다 지난 8월 본격적으로 우사를 짓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절반 가까이 공사를 진척시켰다.

사진은 가야면 합천군 황산리 산등성이 축사 신축 현장.

축사에서 불과 1.7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보물 253호인 청량사석등 등 3점의 문화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천년고찰 청량사가 있는 데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또한 5km 이내 위치해 있어 수행환경 침해는 물론 문화재 훼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축사가 난립하면 88고속도로 확장 공사로 늘어날 해인사를 찾는 참배객들의 발길마저 돌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상권 위축으로 인한 주민 생계 위협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해인사환경위원회와 주민들로 구성된 가야면대형축사건립반대추진위원회는 ‘축사 허가 철회’ 등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사가 한번 건립되기 시작하면 규모를 떠나 우후죽순으로 축사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 가야산 전체가 분뇨 악취, 오폐수, 가축 전염병 등으로 인해 오염되고 훼손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 측은 해인사로 올라가는 길목에 “팔만대장경 세계문화유산 분뇨 악취로 뒤덮을 것인가” “천년고찰 청량사를 옮겨야 하나” 등의 문구가 써진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허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해인사환경위원장 원타스님(청량사 주지)은 “한번 허가가 떨어지면 국립공원 가야산 주변으로 축사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2차, 3차 피해를 입히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군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철 반대위 대표(60,황산리)는 “악취가 나고 벌레가 꼬이기 시작하면 합천의 상징인 해인사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질 것”이라며 “부지 인근으로 주민들이 20여년간 사용해 온 취수원과 청정미나리 재배 단지 등이 있는데도 이를 허가한 합천군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언효 합천군청 도시건축과 복합민원계장은 “더 많은 축사가 들어설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 일 뿐”이라며 “이미 허가를 낸 이상 취소할 방법은 없지만 주민 반발이 심해 관련 조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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