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사 복원 8주년 남북합동법회 맞아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는 여느 해보다 남북관계 개선, 더 나아가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해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남북관계는 DMZ 지뢰폭발사고와 대북 심리전 재개 등으로 일촉즉발의 살얼음판 위를 걸어야만 했다. 그래도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오는 법. 남북 합의로 오는 20일부터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돼 있는데다 지난 5일엔 북측이 5개월 넘게 억류해 있던 우리 국민을 송환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는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다른 행보로써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한 징후들이다.

이같은 훈풍을 타고 남북 불교계도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 조계종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은 오는 15일 금강산에서 신계사 복원 8주년을 기념해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한다. 유점사와 장안사, 표훈사 등과 함께 금강산 4대 명찰로 손꼽히는 신계사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주춧돌과 삼층석탑만 남긴 채 모두 소실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2004년 4월부터 3년에 걸친 남북불교계 공동의 복원불사를 통해 신계사는 2007년 10월13일 총11개 전각을 갖춘 도량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2008년 7월 고(故)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된 첫해인 2008년에는 기념식을 갖지 못했지만 남북 불교계는 2009년부터 해마다 소규모인원이 참석하더라도 남북합동법회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아울러 종단은 남북경색 국면속에서도 민족공동체추진본부를 중심으로 교류사업과 대북인도적지원사업, 교육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특히 복원불사 8주년을 맞은 올해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이 남북합동법회에 나란히 참석해 남북불교계간의 교류 증진을 모색하게 된다. 총무원장 스님이 낙성식 이후 신계사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긴 하지만 총무원장 재임 중 이미 2차례 평양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중국 심양에서 강수린 위원장과 남북불교 최고위급 대표자회담을 갖는 등 누구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앞장서 왔다.

오는 15일 남북합동법회에서는 100명 내외의 남북 불교지도자들이 금강산 신계사에 모여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을 발원한다. 지난 70년간 이념과 체제 간 대립과 반목을 겪고 있는 정부당국 간 대화 노력도 필요하지만 종교계 등 활발한 민간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와 우호증진이 더없이 중요한 때다. 특히 불교는 남과 북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전통문화다. 신계사에서 열리는 남북합동법회가 일회성 이벤트로 마무리될 게 아니라 남북간 화해무드 조성, 더 나아가 통일정토를 구현하는 주춧돌이 되길 기대한다.

[불교신문3143호/2015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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