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창제 이후 불경언해 가장 활발
능엄경·불설아미타경 언해 등 보물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뒤 많은 불교경전이 한글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언해 사업 초기 가장 많은 번역이 이뤄진 것은 불교 경전이었다. 특히 불심이 깊었던 세조는 1461년 간경도감(刊經都監)을 설치해 각종 경전과 불서를 펴냈다. 이 가운데 불교 주요 경전 가운데 하나인 <능엄경>을 한글로 풀어 쓴 <능엄경언해>(1461년 간행, 10권)는 불경 언해서로서는 최초다. 이후 1471년(성종2년) 간경도감이 해체될 때까지 많은 불경언해서가 간행됐는데, 대표적인 것이 <법화경언해>(7권, 1463) <불설아미타경 언해>(1권, 1464) <금강경언해>(2권, 1464), <원각경언해>(11권, 1464) 등이 있다. 간경도감이 폐지된 뒤에도 15세기 말까지 불경 언해 사업은 활발히 이뤄졌으며, <남명집언해>(2권, 1482), <육조법보단경언해>(3권, 1496) 등이 세상에 나왔다.
이러한 불교경전의 언해 사업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졌으며 오늘날 고어(古語)와 고전문학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까지 온전히 전해지고 있는 불경 언해본은 대부분 보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언해>는 편찬체재나 글자체 등이 뒤에 간행된 국역본의 규범이 된다는 점에서 1984년 보물 제764호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불경 가운데 가장 많이 간행됐던 <묘법연화경 언해>,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언해>, <불설아미타경 언해>,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 언해> 등도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제771호인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 언해>는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초간본(初刊本)으로 판각이 정교하고 인쇄상태가 선명해 그 가치가 높다. 더불어 신미스님이 토를 달고 한글로 번역한 <몽산화상법어약록 언해>도 보물로 지정됐다.
[불교신문3143호/2015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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