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사리 반환 위한 공익감사 청구도

불교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상임대표 영담스님)과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가 평양 율리사지 석탑 반환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달 17일 도쿄 간이재판소에서 열린 조선불교도연맹과 오쿠라 문화재단 간 2차 조정에 참석한 영담스님과 혜문스님은 6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정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앞서 두 단체는 지난 9월16일부터 18일까지 평양 율리사지 석탑 반환을 촉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이어 17일 오전10시30분 도쿄 스미다구 간이재판소에서 열린 조선불교도연맹과 오쿠라 문화재단의 2차 조정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날 2차 조정에서 도쿄 간이재판소 민사6실(재판장 오카미쓰 다미오)은 “평양 율리사지 석탑 반환은 국제 관계적인 사안이어서 도쿄 간이재판소가 판단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3차 조정은 열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불교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은 오쿠라 문화재단 측이 교섭 여지를 남겨놓은 만큼 본안 소송을 바로 진행하지 않고, 일단 교섭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영담스님은 “일본 조동종과 전일본불교연합회 등 일본 불교계 및 외교 인사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북측과도 만나 논의하겠다”며 “한국, 북한, 일본의 불교계가 문화재 반환에 뜻을 함께한다면 동북아시아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혜문스님은 “향후 정식 재판 청구 등을 통해 평양 율리사지 석탑 반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남북이 함께 일본의 양심적인 지성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 5월 오쿠라 재단에 평양 석탑 반환을 요청했지만 오쿠라 재단은 거절했으며, 지난 7월 열린 1차 조정에서 오쿠라 재단은 “오쿠라 재단이 율리사지 석탑을 취득한 것은 100년 전인데 조선불교도연맹은 1945년 이후 성립됐으므로 소유권 당사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불교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된 매월당 김시습(설잠스님)의 사리를 원 봉안처인 부여 무량사로 반환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 단체는 5일 “국립부여박물관은 김시습 사리를 무량사로 반환하라는 취지의 공익감사 청구서를 지난 5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감사청구서를 통해 “국립부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무량사에 있는 매월당 김시습 부도로부터 사리를 임의로 가져가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며 “2014년부터 3차례에 걸쳐 사리 반환을 요청했지만 국립부여박물관 측은 이유 없이 반환요청을 거부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6년 3월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현등사 사리구 반환소송 당시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사리는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 의의가 있는 것으로 당대 문화 활동 소산인 문화재와는 거리가 있다’고 회답했다”며 “사리는 스님이 사망한 뒤 다비라는 불교 장례절차에 의해 수습되는 유골로 박물관에서 보관할 문화재가 아니라 신앙과 예경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6년 문화재청은 경주 감은사지 석탑(국보 112호)의 해체 보수과정에서 발견된 사리 54과를 감은사 탑 안에 다시 봉안했다”며 “이는 사리가 문화재로서 박물관에 보관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예경의 대상이란 점을 명확히 한 것인 만큼 감은사탑의 전례에 따라 김시습 사리 역시 무량사로 다시 반환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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