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표준의례’ 어디까지 진척됐나

의례법 제정…‘의례위 출범’ 이후

반야심경·천수경 등 3건 공포

 

확정절차 강화 따라 ‘시연’ 준비

“대중화 위해 인식전환·보급 노력”

지난 2011년 10월11일 종단 차원에서 오랜 준비 끝에 조계종 표준 우리말 반야심경이 부처님 전에 봉정됐다. 우리말 반야심경의 공포는 종단 차원에서 사찰마다 각양각색으로 진행되어온 불교의례의식을 통일하고 우리말 의례를 대중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우리말 의례는 부처님 가르침을 쉽고 바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이를 종단 표준의례로 공포함으로써 통일된 불교의례를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종단 차원에서 통일법요집과 한글통일법요집을 발간해 보급했지만 각 사찰 법회나 행사 때마다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종단은 지난 2009년 의례법을 제정했다. 종단 의례와 의식에 대한 일치와 통일을 기하기 위해서였다. 의례법에 의거해 종단 최초로 의례·의식의 통일화, 한글화를 담당할 의례위원회가 공식 출범했고, 의례위원회 출범 이후 불교의례 한글화 작업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의례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중앙종회 의결을 한 2011년 10월5일 우리말 반야심경이 종단 표준의례로 공포됐다. 의례위원회 출범 반 년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우리말 반야심경 공포 이후에도 2012년 5월30일 예불의식인 우리말 칠정례가 공포됐고, 2012년 12월19일 불자들이 신행활동을 하며 자주 사용하는 우리말 천수경이 공포됐다. 현재까지 종단표준 우리말 의례로 공포된 것은 우리말 반야심경과 우리말 칠정례, 우리말 천수경 등 3건이다. 의례위원회의 활동에 발맞춰 교육원은 우리말 반야심경을 각 승가교육기관과 행자교육원을 통해 보급했고, 2012년 한글염불의례교육 도입, 2013년 불교상용의례 승가대학 필수과목 지정 등을 통해 우리말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 포교원 역시 각 포교신행단체와 신도전문교육기관 등에 우리말 반야심경 자료집을 배포하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 우리말 반야심경·칠정례·천수경 등이 담긴 표준한글독송집 CD를 제작해 적극 보급하고 있다.

현재 의례위원회는 우리말 삼귀의와 사홍서원, 행선축원, 신중예경, 조석종송 등 5건이 종단 표준의례로 공포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제201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표준의례 확정 절차 강화를 골자로 한 내용으로 의례법이 개정됨에 따라 4곳 이상의 교육기관과 대중처소에서 의례안 시연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말 의례안 시범판 CD를 녹음, 제작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시연을 마친 뒤 오는 2016년 3월 중앙종회 상정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종단 표준의례안이 중앙종회의 동의를 얻어 공포될 수 있도록 종회와도 지속적인 협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말 수무상계, 의상조사 법성게, 불설아미타경, 각단예경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의례의원 법상스님(포교연구실장)은 “우리말 의례는 한글세대에게 의례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포교에도 도움이 된다. 또 단순히 의례를 우리말로 진행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불교 의례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익숙하지 않고 변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말 의례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스님들과 신도들이 우리말 의례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143호/2015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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