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불교가 과학과 결합한다면

그런 점에서 유일한 종교가

될 것이며 이런 점이야 말로

오히려 불교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경전이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과학적 발견을 담을 수 있다.

과학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불교는 알고 보면

얼마나 좋은 종교인지 모른다.

성경에는 ‘한 자도 더하지 말고 한 자도 빼지 말라’고 쓰여 있다. 그러니 기독교는 성경을 100% 완벽한 말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부처님은 경전은 말로 쓰여진 탓으로 불완전하다고 설한다. 경전이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니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말한다. 경전은 깨달음으로 가는 뗏목과 같아서 깨달음을 이루면 뗏목을 버려야지 머리에 이고 가겠느냐고 경전에 매달리는 것을 경고한다.

이 세상은 험하고 악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일까? 현대인은 슈퍼맨에 열광한다. 슈퍼맨처럼 완벽한 성경과는 달리 불완전한 불교경전은 왠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 슈퍼맨도 겨우 악을 물리치는데 불완전한 힘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려운 일에 처하면 불교에서 기독교로 옮겨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 불교의 불완전한 점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경전이 완벽하지 않다면 말하자면 비어 있는 공간이 있는 셈이다. 경전의 비어 있는 공간이야말로 더 소중한 것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과연 무엇을 채워 넣을 수 있을까?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무조건 따르지 말고 이치에 맞으면 따르라고 설하였다. 이 말씀은 과학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무조건 따르는 제자는 결코 좋은 불자가 될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불교를 과학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종교라고 했으며 ‘부처님이야말로 진정 과학의 아버지’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위대한 역사학자 토인비에게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불교가 서양으로 온 것’이라고 답했다. 불교는 열려 있는 종교이다. 과학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불교이기에 우리는 경전의 빈 곳에 과학을 담을 수 있다. 부처님이 진정 과학의 아버지라면 불교와 과학은 한 가족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경전의 불완전한 곳에 과학이라는 놀라운 기둥을 세울 수 있다. 불교가 과학을 받아들이면 불교는 과학의 힘도 가지게 된다.

오늘날 물리학, 인지과학, 뇌과학, 생물학, 심리학 등의 연구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경전의 말씀과 부합한다. 우리는 불교교리에 부합하는 과학적 발견을 마치 경전의 일부분처럼 사용할 수 있다. 과학과 결합한 불교는 앞으로 인간과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전은 100% 완전하지 않지만 과학과 결합하면 200%, 300% 완벽할 수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 불교도 따라서 발전하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감히 과학을 종교의 영역에 들여올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과학과 종교의 결합에 대해 불편해할 수 있다. 인간은 과학과 종교의 분리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한다. 만약 불교가 과학과 결합한다면 그런 점에서 유일한 종교가 될 것이며 이런 점이야말로 오히려 불교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경전이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과학적 발견을 담을 수 있다. 과학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불교는 알고 보면 얼마나 좋은 종교인지 모른다. 경전의 불완전성이야 말로 불교의 강점이다.

 

 * 필자는 미국 버클리대 경영학 박사와 동국대 불교학 박사 학위 등 학석박사 학위를 5개 취득했다. 현재 모교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불교자본주의> 저서를 낸 뒤 불교자본주의이론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불교신문3142호/2015년10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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