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수원 봉녕사 경내서 제7차 세계사찰음식대향연 펼쳐져

3일 수원 봉녕사 경내는 ‘2015 제7차 봉녕사 세계 사찰음식 대향연’에 참가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행사장에는 오전부터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거려 사찰음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 일본, 베트남, 티베트 등 전 세계 9개국의 사찰음식을 맛보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불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봉녕사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사찰음식을 건강한 먹을거리로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수행의 정신을 구현해내는데 있다. 이를 위해 봉녕사에서는 매년 특별 강사를 초청, 음식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대적광전에서도 ‘아함경에 나타난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 대전 영선사 법송스님의 강의가 펼쳐져 좋은 호응을 얻었다. 스님은 사찰음식이 단순히 절에서 먹는 식단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불교정신이 깃든 음식’임을 강조했다. 불교경전을 토대로 사찰음식을 연구해 온 스님은 이날 “음식을 약으로 여기고, 음식을 만들 때도 여법함과 청정함을 잃지 않으면서 법 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약초를 이용한 절집음식’을 주제로 한 혜성스님의 강의도 있었다.

행사장 한쪽에는 아시아 각국의 사찰음식을 선보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정진요리’로 불리는 일본 조동종의 사찰음식부터 채식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대만의 사찰음식과 황금 불상을 중심에 두고 쌀밥과 튀김, 과일 등을 올린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음식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음식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지역에 따라 모양이나 재료들은 제각각이었지만, 절제와 감사의 정신이 녹아있는 것은 매 한가지였다. 쌀 한 톨에도 햇볕과 바람, 흙과 같은 무수한 인연에 감사하는 수행 정신이 바로 이 사찰음식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세계인과 나누는 국제 불교문화행사라는 위상에 걸맞게 행사장 곳곳에서 외국인 참가자도 만날 수 있었다.

불교신자라고 밝힌 조안나 한슨(덴마크) 씨는 “페북 친구인 한국인 스님 소개로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육법공양이 인상적이었고, 연꽃 씨앗으로 만들었다는 차 맛도 좋았다”고 말했다. 스캇 스캐터굿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조교수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사찰음식을 사랑한다”면서 “아내와 함께 거의 매년 참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온 미유키 야마다 씨도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전통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나 앞으로 음식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사찰음식 흥미롭고 맛도 최고” “불교 정신과 맛에 반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행사에 참가한 9개국 스님들과 함께 부처님 당시 탁발문화를 재현한 탁발순례와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한 선재스님의 어린이 뮤지컬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도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페이스페인팅, 연꽃 컵등 만들기, 떡메치기, 단주만들기, 사찰꼬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마당도 펼쳐졌다.

2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축제는 3일 오후 사찰음식경연대회 시상식 및 공연마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경연대회에는 개인 11명, 단체 4팀이 참여해 경연을 펼쳤으며, 단체 2팀과 총 4명의 개인 참가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탁발순례를 통해 모금된 기금 가운데 일부를 티베트 불교사원에 후원하는 전달식도 가졌다.

봉녕사 주지 자연스님은 “기본에 충실한 사찰음식으로 가정의 식단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오늘 행사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음식은 인간과 자연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을 돌보고 약이 되는 사찰음식으로 사람과 우리 자연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철 경기도의회 의원은 “다양한 사찰음식 음미하며 자연을 느끼고, 우리사회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의 마음을 키워 부처님의 깊은 뜻이 널리 퍼져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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