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 ‘불교·도교 교차점’

중국 명청 시대 불교의 불상 도상에서 도교의 수련방법을 상징하는 표상이 나타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지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불교평론 열린논단에서 ‘불교와 도교의 교차점’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도상은 명청시대 불교도상 가운데 특히 나한상에 보이는데 아라한이 양손으로 배를 열어 복중의 부처님의 얼굴, 혹은 갓난아이의 모습을 한 부처님을 보여주는 이른바 ‘개심견불(開心見佛)’의 도상이다. 이런 도상은 중국 산시성 오대산 불광사 벽화에 그려진 오백나한도, 일본 교토 만복사의 보광사의 오백나한상, 운남성 공죽사의 오백나한상 등에서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가진 불교 도상에서 어떻게 도교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일까. 김 교수는 “이는 유불도 삼교일치의 입장에서 쓰여진 양생수련서가 널리 읽혀지던 당시 종교 문화속에서 태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이들 도상 표현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문헌 가운데 <성명규지>는 중국과, 조선, 에도까지 널리 보급되고 읽혔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막대해다”고 밝혔다.

이날 김 교수는 “관념이나 도그마가 아니라 몸을 갖고 하는 수행의 입장에서 접근해보면 서로 다른 종교 간에 우리 상상하지 못할 만큼 깊은 차원의 대화와 상호이해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불교신문3141호/2015년9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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