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 개막 앞두고 전시 관람, “한국불교 위상 새롭게 조명”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고대불교조각대전을 마련한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박물관을 방문해 부처님을 친견하고 박물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1965년 봉화 북지리에서 출토된 석조반가사유상 앞에서 박물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는 장면.
1965년 봉화 북지리에서 조각솜씨가 뛰어난 석조반가상 한 점이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허리 부분에서 동강이 나 위쪽의 형상은 알 수 없었다. 3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전신이 온전하게 다 있었다면 현존하는 석조반가사유상 가운데 가장 컸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 희귀 반쪽 대형 부처님은 바로 7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보물 997호 석조반가사유상으로 지금은 경북대 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봉화 북지리 석조반가사유상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소장처인 박물관을 떠나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셔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오는 25일부터 11월15일까지 고대불교조각대전을 개최한다.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도, 중국, 일본 등 7개국의 고대 부처님을 한 자리에서 친견할 수 있다.

축사하는 총무원장 자승스님.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특별전 개막 하루 전날인 24일 박물관을 방문해 부처님을 친견하고 기획전시실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축사를 통해 “부처님께서 정각(正覺)을 이루시고 그 가르침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불교는 그 특유의 화쟁과 원융, 통섭으로 마침내 고대 세계의 대표적인 종교와 사상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고대 불교조각의 정수를 한 곳에 모으고 전시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의 불교문화가 차지하는 국제적인 위상은 새롭게 조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도에서부터 중국과 한국을 거쳐 가는 전래과정에서 한국 불교가 어떻게 세계와 교류하고 소통했는가를 여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번 전시는 8개 국가 등 세계 여러기관과 오랜 노력을 통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주신 김영나 박물관장님과 국내외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박물관 방문에는 문화부장 혜일스님과 불교중앙박물관장 화범스님이 함께했다.

이번 기획전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인도의 불상-오랜 역사의 시작’은 인도에서 불상을 처음 제작한 목적과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초기 불교에서는 400년이 넘도록 부처님을 인간의 형상으로 만들어 숭배하는 전통은 없었다. 그러나 기원 전후가 되면 무불상(無佛像)시대가 끝나고, 인도 간다라와 마투라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불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아래 독자적으로 불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불상 모습도 다르다. 전시에선 두 지역에서 출토된 불상과 보살상을 통해 성상(聖像)에 대한 접근법과 관심사의 차이에 대해 살펴본다.

2부 ‘중국의 불상-시작부터 수대(隋代)까지’에서는 오호십육국(304~439)부터 수나라(581~618)로 이어지는 중국의 불상 제작 흐름을 보여준다. 후한 대 불교와 함께 불상이 중국에 전래됐을 때 중국인들이 이 낯선 형태를 어떻게 자신들의 신상으로 소화했는가를 초기 금동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도 굽타 시대 불상, 베트남 지역에서 발견된 불상과 동 시기 중국 불상의 비교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이 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양식의 영감을 얻는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도 마련됐다.

3부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에선 외래의 상을 본떠 만든 최초의 상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국적 논란을 포함해 삼국시대 불상 제작 초기 양상을 살펴보고, 삼국시대 불상이 중국 남·북조와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전개되다 6세기부터 점진적으로 한국적인 모습으로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한반도 불상이 일본에 불교가 전해지는 계기가 되고 이로부터 일본 초기 불상이 제작되는 역사도 호류사(法隆寺) 헌납보물(獻納寶物)의 금동상들을 통해 소개한다.

4부 ‘반가사유상의 성립과 전개’에선 한국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종교적·예술적 성취를 이룬 반가사유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1965년 봉화 북지리에서 출토된 석조반가사유상을 친견할 수 있다. 추정 높이 3m에 달하는 이 부처님은 한 사원의 주존으로 모셔질 만큼 반가사유상이 신앙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02004년 이후 11년 만에 국보 78·83호 두 반가사유상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인도에서 불상이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우리나라에서 반가사유상 제작이 정점에 이른 700년까지 불교조각의 진수를 보여주는 불상과 보살상이 전시된다”며 “한 종교의 예배상이 창안되는 순간과 그 확산 과정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식 법의를 입은 부처님.

봉화군 북지리에서 출토된 '가장 큰 반가사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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