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륜사 본각스님 권율부대 위문

부대 내 용주사 법회 지원

젊은층 눈높이 맞춘 법문과

맛깔난 간식으로 장병포교 

행군을 앞둔 권율부대 장병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격려하는 본각스님.

지난 17일 고양 금륜사(주지 본각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스님들이 유격훈련이 한창인 권율부대를 찾아갔다. 4박5일간 계속된 유격훈련의 마지막 순서인 행군을 앞두고, 병사들에게 행군간식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쿠키와 사탕 등을 담은 간식봉투는 밤새 걷는 장병들에게는 감로와 같다. 이날 준비한 분량은 1200인분, 유격훈련에 동참한 모든 병사들에게 돌아가기에 충분하다.

금륜사와 권율부대의 인연은 2010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각스님이 서울에서 고양시 서오릉 인근으로 거처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도량정비를 한참 할 무렵이었다. 어느 날 권율부대 사단장이 금륜사를 찾아왔다. 권율부대 내 용주사에 일요법회 때마다 장병들이 나오는데 제대로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안쓰럽다며 법회에 맡아 줄 것을 청했다. 권율부대에 속한 용주사는 비구니 영현스님이 사재를 보시해 불사한 사찰이다. 그러나 스님이 입적하면서, 군법사도 없어 일요일마다 태고종 스님과 포교사들이 번갈아가며 법회를 열었지만, 장병들을 살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사단장은 타종교인임에도 금륜사를 찾아와 법회를 부탁했다. 그렇게 권율부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장병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처음엔 월1회 법회가 전부였지만, 1년 뒤인 2011년 가을부터 용주사 법회는 오롯이 금륜사의 몫이 됐다. 지금은 매주 일요법회와 함께 보덕학회 후원으로 봄철 수계법회를 봉행하고, 유격훈련과 혹한기훈련 때 1200명 간식을 준비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본각스님의 상좌 스님들이 돌아가며 법문을 하고, 화엄장학회와 거사림회 등 신도회에서 병사들의 간식을 책임지고 있다. 매번 법회 때마다 80~100여 명의 병사들이 참석하는 데 장정들을 먹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금륜사 스님과 신도들은 매주 정성을 쏟는다. 뜨거운 여름엔 시원한 냉면을 만들고, 한여름엔 기운 내라고 삼계탕을 끓여주기도 했다. 특제 샌드위치를 해주는가 하면 며칠 전엔 닭강정을 직접 만들어줬다. 연신내 유명 맛집인 ‘갈현동 할머니 떡볶이’에서 후원받아 매년 3~4차례 진행하는 떡볶이 공양은 인기만점이다. 튀김과 꼬마김밥까지 함께 오는 날이면, 병사들은 커다란 냉면그릇에 떡볶이와 튀김을 가득 담아 먹는다.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김양례(59)씨는 우연히 금륜사에 차를 마시러 갔다가 군부대 후원소식을 듣고 2년 전부터 떡볶이를 후원하고 있다. 한 번에 100인분 가량을 퍼주는 덕분에 병사들의 입이 즐겁다. 군장병들에게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금륜사가 있어 용주사 일요법회는 늘 100여 명의 장병들이 찾아온다.

스님들의 후원 덕에 불자 간부들도 든든하다. 독실한 불자인 권영석 대령은 스님만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쉬지 않는다. 불자간부 모임 금강회 회장인 정규상 중령은 “본각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매주 법당에 나와 일요법회를 지원해줘서 고맙다”며 “덕분에 법당에 나오는 병사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원수 원사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본각스님은 “불교현실에 어디 가서 100여 명이나 되는 청년들을 만나 부처님 가르침을 전할 수 있겠나. 그 생각만 하면 힘이 난다”며 “금륜사가 있는 한 용주사 지원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불교신문3140호/2015년9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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