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불상을 찾아서

이숙희 지음/ 미진사

 

불교문화재는 문화유산이면서 또한 불자들에게 숭배의 대상이다. 그렇다보니 보안시설이 잘 갖춰진 박물관이 아니라 법당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도난이다. 사찰이 비어있는 틈을 타서 불상을 훔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숙희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1910년부터 2010년까지 도난당한 불교문화재에 대한 책을 펴냈다. 절도범이 국보, 보물, 비지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1950년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가는 금불상이 적발됐다. 국보급의 불상을 대한민국 외무부 비서실장 이름으로, 주일대표부 비서관에서 보내는 서류로 가장해 밀반출하고자 시도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부처님의 영험으로 다시 돌아온 불상도 있다.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이 그 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지장보살상은 1936년 여름, 일본인과 절도범이 공모해 훔친 뒤 일본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 불상을 불법으로 소지한 소장가의 꿈에 지장보살님이 수시로 나타나 “나를 고창 도솔산으로 돌려 보내라”고 꾸짖었다. 소장가가 이를 무시했는데, 이후 병이 들고 가세가 기울면서 이 불상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그런데 그 사람 역시 지장보살님이 꿈에 나오며 집안에 우한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일이 몇 명에게 반복되자 결국 한 소장가가 고창경찰서에 연락해 다시 선운사에 모셔졌다고 한다.

저자는 또 불교문화재의 불법 거래 현황과 법적인 문제, 북한 문화재의 밀반출 등 불교문화유산의 도난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통해 “비지정 문화재를 빠른 시일에 지정하고, 해외에 유출된 도난문화재를 찾아오는데 국민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133호/2015년9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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