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교구 안정 화합 위해 근거 없는 소문 엄정 대처” 결의

전강문도회 측 임시총회 취소
“문제 해결 될 때까지 활동”

제2교구본사 용주사의 내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31일 오후,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교구 안정을 해치는 일부 세력에 대해 엄중 대처할 것을 결의한 용주사 사중 스님들과 현 주지스님의 범계의혹을 제기하며 퇴진을 요구하는 전강문도회 대중 스님들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 이후 양측은 2시간여의 대치 끝에 대화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만 한 채 결국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용주사의 한 스님은 “제2교구 교구장은 조계종 종헌 종법에 의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승가대중이 모여 선출했다”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종단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용주사중진비상대책위원회 스님들은 “현 주지스님과 관련된 의혹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혀 내분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용주사는 8월27일 68명의 본·말사 주지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종회를 개최하고 “제2교구 승가대중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화합을 저해한 책임에 대해 결코 용납하지 않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교구장의 정통성과 권위를 침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교구화합과 안정을 위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용주사 교구종회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주사 본말사 주지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회 회장에 만의사 주지 성법스님을 부회장에 삼막사 주지 성무스님과 법왕사 주지 실상스님을 선출했다. 이날 회장으로 선출된 성법스님은 “악성 루머로 용주사 교구 본말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크게 느낀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구 화합을 저해하는 일체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구에 피해를 주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8월31일, 용주사 전강문도회 의장 정호스님은 예고한 대로 용주사중진비상대책위원회 스님들과 함께 임시총회를 열기 위해 용주사를 찾았다. 하지만 용주사 측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사찰 내 임시총회 개최는 불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찰 진입을 불허했다.

이 과정에서 전강문도회 스님들과 입구를 봉쇄한 용주사 사중 스님들 간에 물리적 마찰이 발생했다. 사찰 진입이 어려워지자 전강문도회 의장 정호스님은 10여명의 용주사중진비상대책위원회 스님들과 함께 입장문을 발표, 임시총회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입장문에서 “문중 안팎으로 어려운 문제가 제기돼 지혜를 모으고자 했지만 산문을 폐쇄하고 출가본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 난감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문중 중의를 모아 불가 전통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 발표 직후 다시 사찰로 진입하려는 전강문도회 스님들과 입구를 막은 용주사 스님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화성동부서 소속 1개 중대(80여명)를 투입하고 물리적인 충돌을 막았다. 오후 4시경까지 전강문도회 측 스님과 용주사 사중 스님간의 대화가 오고가기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용주사중진비상대책위원회 스님들은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용주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용주사 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로 대신했다.

한편 이번 사안은 지난해 용주사 주지선거 이후, 불교계 내부에서 현 주지스님이 선거 당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수사에 나선 검찰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용주사중진비대위 측이 즉각 반발, 현 주지스님의 범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장이 지속됐다. 하지만 용주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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