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 ‘자살자 천도재’

서울시 ‘살사 프로젝트’ 일환

‘떠난 이를 위한 기도’ 주제

9월11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

5대 종단 마음모아 천도예식

 

어산작법학교장 법안스님 의식

참석자 전원 영가천도 경전독송

생명살림실천 심리 퍼포먼스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천도재가 오는 9월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봉행된다. 사진은 영가 천도의식. 불교신문 자료사진

지난 5월 대구의 한 빌라 3층에 세들어 살던 이 모 씨가 생활고를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달라 했지만 거절당하자 스스로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대구의 한 여관에서는 스무살 청춘남녀가 화장실에 화덕을 만들고 연탄불을 피워서 동반자살을 했다. ‘자살’을 부추기는 사이트도 갈수록 늘고 있다. 자살하기 좋은 도구와 장소, 방법 등을 젊은이들이 공유하고 있고, 실제로 삼삼오오 모여앉아 자살을 유행놀이처럼 함부로 자행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세상을 등진 이들도 적지 않고, 인간관계에서 느낀 모욕감, 배신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엔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벼랑 끝 선택’에 내몰려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부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청년은 지역 명문대 출신으로 취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무원 임용시업에 합격한 것처럼 ‘선한’ 거짓말을 했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자살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하루평균 4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1명)의 두배가 넘는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마음의 평정심을 잃었을 때 충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자살인 만큼, 자살은 주위에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만 있어도 극한 상황까지는 막을 수 있다.

불교상담개발원(원장 도현스님)이 ‘2015년 서울시 살자사랑하자 프로젝트’ 일환으로 자살예방은 물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위로하는 이색적인 천도재를 봉행한다.

오는 9월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리는 천도재는 ‘떠나는 이를 위한 기도’를 주제로 진행된다. ‘종교예식-천도재’의 의식을 빌어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5대 종단이 함께하는 자살예방사업의 일환이다. 서울시민의 자살예방을 위해 불교의 자애와 불살생 의미를 널리 실천하는 이번 천도재는 조계종립 어산작법학교 학장 법안스님(대성사 주지)의 진행으로 펼쳐진다. 법안스님의 입재를 시작으로 영가의 천도를 기원하는 참석자 전원이 경전을 독송한다. 유족들이 영가를 위한 편지쓰기 시간을 갖기도 하고, 유족과 참석자 전원의 헌화 헌다를 끝으로 천도의식을 회향한다.

이날 오후5시부터는 생명살림 실천 심리극, 퍼포먼스가 열린다. ‘분노와 원망, 상처로 얼룩진 위기의 가정에 화해의 길이 열릴까’라는 화두로 펼쳐진다. 박희석 마음숲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진행하는 퍼포먼스는 천도재와 같이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불교여성개발원(원장 박순)은 2015년 행정자치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노인복지관,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등 전국 어르신 돌봄기관 50곳에 웰다잉 강사를 파견키로 했다. 각 기관에서 65세 이상 어르신 10~20명을 구성하여 신청하면, 웰다잉 강사가 방문해서 노년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북돋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불교신문3132호/2015년8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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