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다양하게 읽는 ‘자연’

 

 

자연이 품은 생명체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타적 자아가 보인다

 

갯벌 간척, 댐도 결국은

자연과 인간 모두 파괴…

그대로 두고 관찰할 때

지구는 생명력을 얻는다

숲에는 다양한 자연이 공존하며, 지구의 생명을 잉태하는 공간이다. 한때 무한정한 자원으로 인식해 ‘개발’이란 명목으로 파괴를 했다가 재앙을 당하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생명은 인간과 같이 존중하고 보존해야 할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 가치를 반영하듯,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양서가 발행되고 있다. 그 중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기후변화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세계 35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제자연보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터섹은 저서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에서 “새롭게 직면할 생태시대에는 경제 또는 환경이라는 선택을 넘어 인류의 생존이냐, 멸종이냐를 결정할 절박한 문제들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 한다. 전례없는 혹서와 혹한, 갑작스런 홍수와 심각한 가뭄,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창궐은 결국 생태계 파괴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지금 나부터 자연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갯벌을 막거나 강에 보를 설치하는 것을 막아내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자연은 그대로 둘때 가장 빠르게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인 모타니 고스케와 NHK 히로시마 취재팀이 지은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친환경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서다. 그 이론은 산촌자본주의라는 신조어로 대변된다. 산촌자본주의란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던 휴먼자산을 이용해 공동체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한다. “산촌자본주의는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을 재구축하자는 것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이른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얼핏보면 자연의 개발에 관심을 둔 이론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세하게 보면 자연을 이용해, 자연을 보존하는 대안운동이다. 에너지를 얻기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에서 에너지를 얻고, 복잡한 소비가 필수적인 도심보다 시골에서 생활하자는 운동이다.

자연은 경제적 관점에서도, 인문학적 관점에서도 유용한 자원이다. “이타적 자아는 인간보다 식물이 월등하다”는 자연 예찬론을 펼치는 문학가 이우상 작가는 잃어버린 인성을 자연에서 회복하라고 조언한다.

“나무는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햇살이 나면 햇살을 쬐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설화를 피운다. 어긋날 줄 알면서 예보에 목을 매는 인간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나무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무는 불행의 씨앗을 심지 않는다.”

저자는 산이 타면 국가가 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연을 잘 보존하면 그 안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숲과 나무를 통해 듣는 명상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혜택이기도 하다.

그러면 숲에는 어떤 생명이 살고 있을까. 가장 많은 개체를 이루고 있는 것은 곤충이다. 고려대 곤충연구소 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부희 교수가 쓴 <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은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곤충을 만나려면 각각의 곤충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을 찾아야 한다. 봄에는 꽃가루, 잎사귀 위주로, 여름에는 식물 즙이나 수액, 가을에는 풀잎이나 웅덩이, 겨울에는 낙엽 밑, 땅속을 찾아보면 한창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녀석들을 만날 수 있다.” 식물은 곤충으로 인해 번성하게 된다. “식물에게는 최고의 중매쟁이”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눈에는 곤충들이 지혜로운 성자로 표현된다.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연의 신비스러움과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자연을 찾아야 하는 다수의 도시인을 위한 책, <심는대로 자라는 텃밭>은 도시농부에 관한 이야기다. “텃밭가꾸기는 아이들에게 먹거리 유산을 남겨주는 방법이다. 땅문서도 아니지만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스스로 가꾸고 길러 먹을 수 있는 자산을 전해주는 일”이라는 저자는 도심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도 텃밭에서는 훌륭한 자원이 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조그만 실천도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많다. 피서철, 피서지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기는 커녕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환경은 남의 일이 아니다. 내가 먼저 바른 인식을 갖고, 조그만 실천을 할때 지구는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다. 환경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책을 통해 환경과 생명이란 화두를 타파해 보자.

[불교신문3131호/2015년8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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