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불교고전

지은이 곽철환 / 불광출판사

 

 

대장경에 수록된 경전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히는 36개 선정

초기·대승경전 논서 법어집 중

핵심 구절 발췌 해설 덧붙여

 

“불전 읽다 자신에 맞는 가르침

정리 반복해 되새겼으면…”

팔만대장경이 모셔진 해인사 장경각. 수많은 경전의 내용 가운데 핵심 사상은 무엇일까. 불광출판사가 여러 경전의 내용을 간추려 책 한권으로 담아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문제들, 가령 ‘나는 무엇인가’ 같은 인간의 근원적 물음에 실마리를 던져주는 책을 고전이라 부른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존재에 관한 첨예한 사유의 기록인 불교 경전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읽어봐야 할 고전 중의 고전이다.”

방대한 불교경전 중 가장 널리 읽히는 36가지를 선별, 각 경전의 핵심만 모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저자 곽철환 씨의 <한권으로 읽는 불교고전>은 처음 불교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경전 읽기 안내서이다. 이 책에 고전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작품’이라는 고전(古典)의 의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불교 경전은 실로 그 양이 방대하다. 이는 부처님 가르침이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됐음을 뜻한다. 하지만 불교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양의 경전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 것부터 읽어나가야 할지, 어떤 경전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 수 없어 쉽사리 책을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 경전 전체를 읽지 않고도 핵심을 알 수 있도록 정리해 눈길을 끈다.

분야를 막론하고 입문서는 우선 읽기 쉬워야 한다. 그러면서 해당 분야의 골자를 온전히 전해야 한다. 이 책은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다. 대대로 불자들에게 사랑받아온 36가지 경전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을 선별적으로 발췌해 소개함으로써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경전읽기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원문이 난해해 의미를 온전히 헤아리기 어렵거나, 좀 더 깊은 차원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설명을 덧붙여 그 뜻을 명확히 밝혀주었다.

초기경전과 대승경전, 대승논서, 선사의 법어집 등 4개 분야로 나눠 법구경, 사십이장경, 숫타니파타, 아함부와 니카야, 관무량수경, 금강경, 능가경, 법화경, 아미타경, 대승기신론, 중론, 수심결, 신심명 등의 경전에 대한 핵심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수행자를 위한 진리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법구경>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법구(法救)가 엮고, 오(吳)의 유기난(維祈難)이 번역했다. 팔리어 이름은 담마파다(dhammapada)이다. dhamma는 ‘법’ ‘진리’, pada는 ‘구(句)’, ‘말씀’이라는 뜻이다. 초기불교 교단에서 전해지던 게송들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해 엮은 경으로, 팔리어본은 26품 423송이고, 한역본은 여기에 13품이 추가된 39품 752송이다.” 이처럼 책은 법구경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과 함께 핵심 게송을 실어 불교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 본격적인 수행에 앞서 배경지식이 되는 부처님 가르침을 개괄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유용한 입문서 역할을 한다.

대승불교 사상의 정수가 담긴 <금강경>의 성립 배경을 밝힌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 경이 성립될 무렵 인도 불교계는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지나친 분석과 추상적인 이론을 전개했고, 또 탑에 대한 신앙과 재물의 보시와 그 공덕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불교계가 부처님 근본 가르침에서 멀어져 가고 있을 때, 부처님 참뜻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개혁적인 의도에서 <금강경>을 엮은 것으로 보인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특히 교학과 수행에 있어 사뭇 차이를 보이는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경전을 장 별로 묶어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로 대변되는 두 가지 불교 전통을 대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는 아함부와 니카야를 정리해 상대적으로 초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초기불교 교리와 수행체계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수행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고승들의 법어집을 통해 불교 이론이 어떻게 실제 수행으로 이어지고 삶에 어떠한 변화들을 끌어낼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곽철환 씨는 “문자는 약이 아니라 처방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교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앎’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며 “불전을 읽다 자신에게 요긴하다고 생각되는 가르침을 정리해 반복해서 되새기고, 여러 수행 가운데 자신의 성향에 맞는 하나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닦아나가는 것, 이것이 불교 학습의 요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가이드북으로 불교의 숲속을 거닐다가 편히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철환 씨는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역경원에서 10여 년 동안 일했다. 지금은 불교 책을 기획, 집필하고 있다. 그동안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 <불교 길라잡이>, <시공 불교사전>, <불교공부사전>, <불교의 모든 것> 등의 책을 펴냈으며 옮긴 책으로는 <핵심 아함경>, <금강경>이 있다.

[불교신문3131호/2015년8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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