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내 영혼을 만나다

노미경 지금/ 초록인

 

전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표적인 불교국가인 부탄. 기도로 하루를 열어 기도로 끝나는 부처님 나라인 부탄의 속살을 엿보는 여행에세이 <부탄에서 내 영혼을 만나다>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여행만 150개국 이상 다녀온 여행전문가인 노미경 씨다. 여행으로 지구를 세 바퀴 반 이상 돌았다는 저자가 왜 부탄여행에 대한 책을 펴냈을까. 그는 “내가 제의하는 여행은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나와 잠시 빌딩 숲 사이에 거닐도록 만들어 놓은 도심 공원을 산책하는 것이 아니다”며 “불을 피워 샤워할 물을 데우고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단은 조랑말이 가장 사치스러운 교통수단이며 가진 것은 모두 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영혼의 여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부탄으로의 정신적인 여행에 초대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부탄은 아직도 쇄국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들의 풍속이 오염될까 봐 그들은 여행객 수를 1년에 8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1인당 하루에 200~280달러를 지불해야 입국할 수 있으며 자신들에게 배정된 가이드와 함께 다녀야만 한다. 그리고 왕을 비롯한 남자들은 ‘고’를, 여자들은 ‘키라’라는 전통의상을 똑같이 입어야 한다. 옷차림만으로 그들은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을 구분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차별의 요소를 원천 차단해 버린 것이다.

부탄 국왕은 국민총생산(GDP)이 아닌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정책목표로 삼는다. 지난해 부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700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또한 부탄인들은 스스로를 둑빠족(용의 민족)이라고 부르고 부탄은 대승불교의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금강승 불교’를 국교로 삼는 나라다. 때문에 부탄에서 스님은 존경받는 직업 가운데 하나다. 국민행복지수가 1위인 이유 중 하나가 불교를 바탕으로 해 국민들 모두가 세속적인 욕심에서 벗어난 삶을 실천하고 있다는 분석도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저자는 “부탄은 나에게 또 다른 희망과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킨 곳”이라며 “순수한 사람들과 빈손으로 함께 행복했고, 이곳에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교신문3129호/2015년8월19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