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국제봉사
캄보디아 의료 및 교육환경개선

클랑하이, 르뷔아 마을방문

700여 명 진료 및 약 처방

 

단주와 제기, 버튼 만들고

한복 입고 사진 촬영 인기

교복, 가방, 학용품도 선물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정여스님)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의료진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캄보디아 스레이 스남 지역 클랑하이 마을과 푸억 지역 르뷔아 마을에서 의료 및 교육환경개선 국제봉사활동을 벌였다.

 

버튼 만들기를 함께 한 파라미타 회장 정여스님과 아이들.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정여스님)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의료진이 캄보디아 오지마을서 자비행을 펼쳤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캄보디아 스레이 스남 지역 클랑하이 마을과 푸억 지역 르뷔아 마을에서 의료 및 교육환경개선 국제봉사활동을 벌였다. 의료 혜액을 받지 못하는 지역 주민 700여 명을 진료하고, 500여 명의 아이들에게 학용품과 옷 등을 선물하고 단주만들기, 한복입기, 제기차기 등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봉사단이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클랑하이 초등학교다. 시엠립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곳으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5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그러나 학생 수에 비해 교실은 겨우 4칸. 책상도 턱없이 부족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전등도, 선풍기도 없는 컴컴한 교실엔 나무로 만든 책상 몇 개가 전부였다. 그나마도 책상 안쪽엔 못의 날카로운 끝부분이 그대로 튀어나와 있어 조금만 부주의하면 다칠 정도로 위험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았다. 환한 웃음으로 먼 곳에서 온 한국의 스님과 불자들을 맞이했다.

아이들을 위해 봉사단은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선물을 한보따리 풀어놨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파라미타와 (사)세상을 향기롭게(대표 정여스님)가 800만원을 후원해 1칸의 교실을 새롭게 지어줬다. 또 한마음선원에서 전교생에게 교복을,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이 학용품과 책가방을 선물했고,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과자와 옷 등을 전해줬다. 포교원 신도국장 덕산스님과 한마음선원은 걸어서 2시간 거리의 중학교 진학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자전거 30여 대를 기증했다. 또 이날 학교를 찾은 학생들과 지역주민을 위해 포교연구실 사무국장 혜안스님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는 빵과 우유, 한국의 시루떡을 해 점심때마다 나눠줬다. 열악한 식수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포교부장 송묵스님은 도반들과 십시일반해 학교 인근에 우물을 새롭게 파줬다. 엄큰(44) 클랑하이 초등학교 교장은 “2부제 수업을 해도 교실이 부족해 아이들이 나무 밑에서 수업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들이 학생들에게 교실을 새롭게 지어준 덕분에 학생들이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모처럼 큰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쉬는 시간을 틈타 집에 다녀온 몇몇 아이들은 새로 받은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메고, 신발까지 갈아 신고 학교로 돌아와 자랑했다. “선물을 받아서 정말 좋다”는 5학년 완잔(12)은 “특히 가방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수줍게 웃었다.

파라미타 상임이사 법경스님이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나눠주는 모습.

클랑하이 초등학교와 르뷔아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한국어로 된 이름표를 만들고, 한복을 입고 경복궁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 외에도 거울이 달린 버튼 만들기, 단주 만들기, 제기 만들기 등은 모두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은 아이들로 발 디딜 틈조차 찾기 어려웠다.

아이들이 문화체험활동을 통해 추억을 쌓았다면, 어른들의 발길은 진료소로 이어졌다. 클랑하이 학교와 르뷔아 마을에서 진행된 의료봉사에는 700여 명의 주민들이 다녀갔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김광기 신경과 교수와 안립 한방내과 의사는 날마다 170여 명을 진료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캄보디아에는 의료보험 제도가 없어 환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병원을 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5~10달러 정도의 진료비와 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법정최저임금 128달러 정도인 걸 고려하면 이들에게 병원은 사치다. 그에 비해 보건소는 약값도 싸지만 의료진이 없는 곳이 태반이다. ‘호랑이 기름’으로 통하는 연고를 바르는 게 치료의 전부다. 머리가 아프다며 이마에 파스를 붙이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동국대 일산병원 한방내과 안립 씨가 침을 놓고 있다.

아파도 제 때 치료하지 못한 이들에게 무료진료는 가뭄의 단비나 마찬가지다. 진료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주민 수가 늘어나면서 대기표까지 나눠줘야 했다. 대다수는 고된 노동으로 손목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다수로 침 치료로 통증을 달랬다. 우기 아침저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감기환자도 적지 않았다. 열이 39~40℃를 오르내려도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이들도 찾아왔다. 김광기 교수는 “생후12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고열이 나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되는데 상황이 여의치 못한 이들이 많다”며 걱정했다. 또 “20대 뇌종양의 의심되는 환자가 있어 큰 병원에 꼭 가보라고 당부했는데 환자가 그저 웃기만 했다”며 “비용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 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파라미타와 동국대 의료진은 캄보디아인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전했다. 파라미타 상임이사 법경스님은 “부처님 자비사상을 실천하는데 동참해준 동국대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환자들을 진료하는 신경과 김광기 교수.

 

■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장 정여스님 

“의료진, 봉사자에 감사”

정여스님은 “이번 국제구호활동은 캄보디아 의료봉사 및 교육환경개선 사업을 동시에 진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교실이 없어서 나무 밑에 책상을 놓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교실과 학용품을 지원하고, 문화체험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에게 한국은 물론 한국불교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캄보디아 국제봉사가 나눔을 통해 이타행을 실천한 것은 물론 배움의 자리였음을 강조했다. “르뷔아 마을에서 본 주민들 모습은 한결같이 편안하고 순박했고, 옷도 안 입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서 세상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을 느꼈다”며 “우리가 이들에게 베풀었다는 생각보다는 캄보디아인들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4일간 의료봉사 기간 동안 700여 명을 진료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아파도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을 펼치는 동국대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부처님 사랑이 나를 통해 이웃, 사회로 넘쳐나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 참가자 김관우 군 

“힘들지만 보람된 시간”

파라미타 국제봉사활동에 참가한 봉사자 중 최연소였던 김관우(14)군은 “할아버지의 권유로 해외봉사활동에 처음으로 참가했다”며 “더운 날씨와 모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이번 국제봉사활동기간 동안 의료진을 도와 환자들에게 놓인 침을 빼고 소독하는 일을 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불소치료와 버튼 만들기를 함께 했다. 어린 남자아이들에게 한복을 입혀주며 사진촬영을 도왔다.

김 군은 “텔레비전을 통해 본 캄보디아와 직접 방문한 캄보디아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막연히 이 사람들을 동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한국의 학생들보다 낙후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면서도 밝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제 자신도 즐거웠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 국제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교신문3128호/2015년8월15일자]

 

 

 

 

캄보디아 시엠립=어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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