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

 

                                                                 고 은

아직도

새 한 마리 앉아보지 않은

나뭇가지

나뭇가지

얼마나 많겠는가

 

외롭다 외롭다 마라

 

바람에 흔들려보지 않은

나뭇가지

나뭇가지

어디에 있겠는가

 

괴롭다 괴롭다 마라

일생이 고통의 바다라고 했습니다. 일생은 고단하고 험악한 항로를 갑니다. 외로움도 고통입니다. 사랑을 잃고 헤어져 지내는, 주목을 받지 못한 그런 삶도 많습니다. 마치 한 마리의 새도 내려앉지 않은 나뭇가지처럼.

번뇌의 물결도 우리들의 마음에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증오와 악의가 우리들의 마음을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만들고, 심화(心火)를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요한 때를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람에 수도 없이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살아갑니다. 시인은 외롭다, 괴롭다 하지 말라고 합니다. 마음을 제어하고 잘 간수하라는 부탁일 것입니다. 횃불을 들고 캄캄한 방에 들어가 어둠을 모두 없애듯이 지혜의 횃불을 밝혀야겠습니다. 
[불교신문3126호/2015년8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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