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 검토 공청회’서 시안 첫 공개

인문학적 소양 함양 목적

‘고전과 윤리’ 새롭게 신설

총14권 동서양 고전 가운데

금강경 수심결 2권 포함

 

“진정한 마음 닦는 길과

연기적 존재 배울 예정”

2018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승불교 대표 경전인 <금강경>과 고려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쓴 <수심결>에 등장하는 핵심 가르침을 배우게 될 전망이다. 2018년 새롭게 도입되는 고등학교 도덕과 진로선택 과목인 <고전과 윤리>에서 이 경전들이 주요 단원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30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15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 시안 검토 공청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시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고전과 윤리>는 ‘인문학적 소양의 함양’을 목적으로 상상력과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이 동·서양의 윤리학과 관련된 핵심 및 연계 고전들을 직접 읽고 보다 깊이 있게 탐색하게끔 함으로써, 도덕적 앎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 동기와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목이다. 단편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라 고전 원문을 매개로 사유하고 공감·소통할 수 있는 수업 지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부 의뢰를 받아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 시안을 개발 중인 연구진은 이날 영역과 핵심 가치, 내용, 주요 내용 요소 등이 담긴 ‘고등학교 <고전과 윤리> 교육과정’ 2차 시안을 공개했다.

시안에 따르면 <수심결>은 ‘Ⅰ.자신과의 관계’, <금강경>은 ‘Ⅱ. 타인과의 관계’ 단원에 각각 실릴 예정이다.

학생들은 먼저 지눌스님의 대표적 저술인 <수심결>을 통해 “진정한 나 찾기와 마음 닦는 길로서의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진정한 ‘나’란 무엇을 말하고, 마음을 닦는 공부 방법으로 돈오(頓悟, 깨달음)와 점수(漸修, 닦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배우게 된다.

또 연구진이 공개한 교육과정에 따르면 <금강경>에서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는 연기적 존재임을 알고, 나의 모든 행동이 모든 존재에게 영향 미침을 깨달아 삶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것을 배울 예정이다. 또 베푼다는 생각 없이 베푸는 것의 의미와 자비 실천 방법을 성찰할 예정이다.

<고전과 윤리>에는 <금강경>과 <수심결> 뿐 아니라 <격몽요결>, <니코마코스 윤리학>, <논어>, <목민심서>, <정의론>, <공리주의>, <동물해방>, <노자>, <장자>, <신약>, <코란> 등 총 14권의 고전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진다. 교수 및 현직 교사들이 참여한 20여명의 전문 연구진이 동서양의 주요 고전 가운데 20여종을 추렸으며 이 가운데 8권으로 압축했다가, 최종적으로 14권을 선정했다. <고전과 윤리> 과목은 현재 집필기준 마련을 위해 작업 중이며 2018년 이전에 나올 예정이다.

불교사회연구소 관계자는 “불교의 핵심 정수가 담긴 경전이 새롭게 신설되는 교과목의 주요 내용으로 반영된 것은 최초 사례”라며 “학생들도 나열식의 불교교리가 아닌 경전 내용을 직접 읽으며 무주상 보시의 가치나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강경>이 청소년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앞으로 현대교육과정에 맞게 <금강경>이 가르쳐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불교계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2018년도부터 초·중·고 학교현장에 적용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은 모든 고등학생이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기초소양을 쌓을 수 있게 ‘공통과목’이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이 진로나 적성에 맞게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과목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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