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이 주목받고 있다.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라는 일본의 철학자가 아들러 심리학을 알기 쉽게 소개한 <미움 받을 용기>와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다. 이 책들은 복잡한 이론보다는 적절한 비유와 설명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설득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융과 더불어 프로이트의 뛰어난 제자로 알려진 심리학자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면, 그 갈래에서 융은 ‘분석심리학’을 체계화시켰고, 아들러는 스스로 명명한 ‘개인 심리학’을 건립한 인물이다. 그는 프로이트나 융과는 달리 복잡한 인간심리를 쉽게 설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임상심리를 하는 정신과 의사들에게 아들러가 특히 높은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은 불교적 관점에서도 주목의 대상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나 융과는 달리 원인론 보다는 목적론에 초점을 맞춘다. 종래의 정신분석학은 과거의 어떤 충격이나 트라우마가 현재의 심리와 행동을 결정한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이렇게만 설명하면 결정론에 빠져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들러는 지금 내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목적론을 내세운다.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목적지향적인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과론의 기계적 결정론을 거부하고 세계와 인생을 내 힘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불교의 연기론적 인생관과 맥이 닿는 주장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부처님은 종래의 종교와 철학이 주장해온 숙명론과 창조론 우연론의 허구를 부정했다. 개인의지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기론을 설파함으로써 새로운 인생관과 세계관을 열어 보였다. 부처님의 이런 가르침을 정신분석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아들러 심리학이 가장 가까울 것이다. 신행상담에 아들러 심리학을 원용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교신문3125호/2015년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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