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재난위험 경감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61개 마을에서 마을역사와 재난 지도 그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컨다리마을.

1900년대부터 기억되는 마을의 역사는 곧 재난의 역사입니다. 쓰나미, 지진, 홍수, 진흙 화산, 화재, 가뭄, 쓰레기, 환경오염 등 자연재해부터 산업발전으로 야기된 재난상황까지 매년 발생하는 수많은 재해들은 도시 빈민들의 삶을 더더욱 녹록치 않게 만듭니다. 인도네시아 람풍주(州)의 주도 반다르람풍에 위치한 구눙아궁 마을은 기찻길과 산 사이에 위치한 저지대입니다. 기찻길보다 낮은 지대에 위치한 특성상 비만 오면 늘 마을에는 홍수가 나 더러운 물과 진흙으로 가재도구는 물론 집안은 엉망이 됩니다, 아이들은 피부병에 시달리지만, 도시 빈민으로 이루어진 마을 주민들은 이사 갈 엄두를 내기는커녕, 국가의 지원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내야만 합니다.

재난과 삶을 함께하는 인도네시아 61개 마을을 위해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도시빈민 지역의 재난위험경감을 위한 마을 자치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난위험경감 트레이닝과 도시빈민 커뮤니티 맵핑’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 주민들은 마을 재난지도를 그리며 언제부터 마을에 재난이 발생해 왔으며,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과 재난과의 연관관계에 대한 자각을 통해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마을 주민회의도 적극적으로 개최·참여하게 됐습니다.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마을에 생긴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마을에 두 개 밖에 없는 하수시설을 넓히고, 장애물이 없도록 깨끗이 청소하게 된 것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귀중품의 관리와 보관, 대피로 확보, 아이들을 위한 안전 교육도 시행했습니다. 또한 재난을 줄이고 피해에 대한 지원을 위해 정부와의 정책 대화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분별한 쓰레기 투척으로 인해 발생하는 하수구 역류와 쓰레기 범람을 없애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를 줄이자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재단이 인도적 지원 민관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대상은 인도네시아의 7개 도시 내 약 1만4000가구(약5만3000명)입니다. 캠페인과 교육을 통한 간접적 인식개선 효과를 고려한다면 그 숫자는 더욱 커지겠지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재난대응 교육과 미디어캠페인, 재난대응정책 및 실천방안 마련을 위한 지방정부와의 정책 대화 등의 사업 추진이 재난에 취약한 인도네시아 마을 주민들에게 안전한 삶을 제공하기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불교신문3125호/2015년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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