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 생명력 불어넣는 의식”

영산재 이수 해사스님 책 출간

 

불상점안의식 역사 사상 의미

구체적인 작법 절차까지 조명

대부분의 불교의식은 법당에 부처님을 모시고 그 부처님을 예배의 대상으로 삼아 봉행된다. 그런데 이때 예배 대상인 불상으로서의 부처님이 진정한 부처님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바로 점안의식에 있다. 이는 불상이나 불화를 살아 숨 쉬는 불보(佛寶)일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는 의식으로 개안(開眼) 혹은 입안(入眼), 개광(開光)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점안의식이란 한낱 조각이나 그림에 불과한 것에 일련의 의식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어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 해사스님<사진 왼쪽>의 <불상점안의식 연구>는 점안의식의 역사와 사상, 의미, 그리고 구체적인 작법을 체계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진정한 불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 의식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련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의식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의식을 왜 ‘점안(點眼)’이라 했을까. 새로운 부처님이 탄생하는 것이므로 탄불의식(誕佛儀式) 등 다른 명칭으로 불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게 한다’라는 의미의 ‘점안’이라고 하고 있다. 그만큼 눈(眼)을 강조하고 있다. 스님에 따르면 이때 눈은 육안(肉眼), 천안(天眼),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 십안(十眼), 천안(千眼), 무진안(無盡眼) 등 팔안(八眼)을 말하며 부처님이 갖추고 있는 눈을 말한다. 따라서 부처님이 된다는 것은 팔안을 성취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팔안의 성취를 이루기 위한 점안의 방법은 대체로 복장의식을 마친 후 삼화상청, 신중작법, 점안의식 등 세 가지 의식을 통해 이뤄진다.

그렇다면 이런 점안의식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점안의식 시원은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해사스님은 당나라 초기의 도세(道世)스님이 편찬한 <법원주림(668년)>에 점안이라는 기록이 나타난 것으로 미뤄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이 의식이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현존하는 점안의식문 가운데 1592년(중종 24년)에 간행된 목판본 <청문(請文)>이 가장 빠른 연대의 것으로, 좀 더 이른 시기 점안의식문이 발견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의식문에 보이는 점안의식 종류는 조탑점안, 나한점안, 시왕점안, 천왕점안, 가사점안, 조전점안, 신중점안, 산신점안, 불상점안 등 총 9종이 있다. 이들 점안의식은 의식 대상에 따라 그 내용도 달라진다.

해사스님은 “불상점안의식은 만남의 장으로 부처는 중생에게 오고, 중생은 부처에게 다가가는 거룩한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125호/2015년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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