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발랄 동자승 마음일기

지은이 쉐청스님 그린이 션판, 션수스님

옮긴이 유연지 / 담앤북스 

중국불교협회장 쉐청스님

상좌들과 애니메이션 제작

천방지축 동자승의 일상

자신 돌아보게 하는 거울

중국 SNS(Social Network Service) ‘웨이보’에서 3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캐릭터로, 30만 중국인을 사로잡은 동자승 셴얼(顯二)이 드디어 한국불자들을 찾아왔다. 지난해 중국 아마존닷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자승 셴얼의 일상을 담은 <엉뚱 발랄 동자승 마음일기>가 한국어로 번역된 것. 엉뚱하지만 누구보다 열심인 셴얼스님의 절집생활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책은 중국불교협회 회장이자 베이징 용천사 주지 쉐청스님이 포교를 위해 쓴 것으로, 스님의 상좌인 셴판(顯帆)스님과 셴수(顯書)스님이 그림을 그렸다. “언제부터인가 불교가 ‘은둔형 종교’의 대명사가 됐는데, 이는 불교의 본 뜻이 아니다”고 말하는 쉐청스님은 “불교의 본뜻은 바로 사람들이 자신의 번뇌와 고통을 깨닫고 그 근원을 발견해 초월하게 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중생들이 해탈할 수 있도록 인도”하려고 셴얼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책의 주인공 셴얼스님은 불이사(佛二寺)에 사는 천방지축 동자승이다. 스님 주변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천방지축인 탓에 도반과 신도들 사이에서 다양한 일들을 벌이지만,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불교의 참뜻과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얻는 매개가 된다.

아직은 어린,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은 셴얼스님의 모습은 우리를 연상시킨다. 스님은 “이렇게 노력했는데 왜 전혀 기쁘지 않은 걸까” 또는 “사람들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와 같이 우리가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궁금증들을 은사 스님에게 묻는다. 그럴 때마다 은사 스님은 촌철살인의 말씀으로 셴얼스님을, 혹은 독자들을 깨우쳐준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한 이들에게는 “뿌린 만큼 거두는 게 자연의 이치이나, 정작 마음은 뿌린 것 이상을 바라기 때문”임을 일깨워준다. 또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평가할지 전전긍긍하는 이들에게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쓴다는 것은 사실 내가 그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이미지’대로 보이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며 “나를 방어하려는 것, 나를 자랑하고 싶은 것 모두 내면의 마음이 약하다는 증거”임을 지적한다.

셴얼스님이 만나는 불이사 신도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설상가상 여자친구와도 헤어진 왕샤오우가 살고 싶지 않다고 괴로움을 토로하자 셴얼스님은 은사를 찾아가 가르침을 청한다. 은사 스님의 해법은 한 문장이다. “왕샤오우에게 드라마를 한 편 보여줘라.” 한 편의 드라마가 완결될 때까지 주인공이 겪는 역경과 극복의 과정을 지켜보며 희망을 찾으라는 것이다.

책 속에 은사 스님의 말은 모두 쉐청스님이 대중법회에서 평소 했던 법문이기도 하다. 쉐청스님은 셴얼이 “우리 주변의 출가인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고 했다. “출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마음속에는 셴얼이 산다”며 “출가는 단지 집이나 장소의 문제일 뿐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셴얼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랑할 것인가, 또 어떻게 그를 성장시키고 깨닫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125호/2015년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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