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인복지센터, 佛法·상담서 출간

앞못보는 김정섭(가명) 어르신이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복지센터를 찾아와 부지런한 개근생으로 통하기까지는, 어르신을 세심하게 돌봐주는 자원봉사자가 있기 때문이다. 김 어르신이 식당 식탁에 앉으면 잠시의 기다림 없이 손에 수저를 쥐어드린다. 행여 거북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생길세라, 봉사자는 어르신의 눈과 손이 되어 공양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구순이 넘은 이봉렬(가명) 할아버지는 치아는 커녕 잇몸조차 성하지 않아 음식섭취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자원봉사자는 조금이라도 씹기 어려운 음식이 있다면 가위로 잘게 잘라드린다. 옆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음식물을 드시기 좋게 잘라주는 봉사자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 어떤 자식이 저토록 부모를 봉양할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희유스님)에서 이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일상과 원을 담아 부처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가려뽑은 책 <첫 마음 그대로 서우재刊>를 펴냈다. 또 노인 의사소통을 위한 집단상담을 주제로 한 <행복시소(‘행복하고 시원한 소통’ 준말) 서우재刊>를 출간했다. ‘첫마음’은 부처님가르침의 근본인 계율과 선정, 지혜의 가르침과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보시의 정신과 공덕, 효의 의미와 감동적인 효행, 친구 사귐, 가족관계 등에 관한 경전말씀을 담은 책이다. 또한 선(禪)의 정신과 불교의 근본정신에 대한 경전과 논의 구절도 선별하여 불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도록 했다. 다섯 개의 장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들이 삶의 지표로 삼고 있는 경전구절과 더불어 사회복지의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함께 실어 우리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행복시소’는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 그간 상담사업을 통해 확인한 어르신들의 소통부재의 삶을 테마로 실시한 집단상담프로그램 결과물을 실었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향후의 의사소통 집단상담은 타인에 대한 존중,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윤리, 다양한 수준의 의사소통 방식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러한 고민을 노인복지의 실천과 구체적으로 접합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복지실천이 인간의 문제이며, 인간에 대한 서비스의 총체라는 전제하에 행복시소는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124호/2015년7월2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