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김화연 서울디자인고 교사(서울파라미타 사무처장)

 

 

성교육의 본질을

불교에서 찾을 수 있다

교내폭력과 왕따문제,

생명경시, 안전 불감증,

이기주의 등 치유 가능

 

개신교와 가톨릭은

인터넷 신문 창간과 함께

인성지도사 양성, PESS 등

발 빠르게 대응해

 

범불교적 차원에서

교육현장과 연계된

보다 쉽게 접근 가능한

인성교육 방편 찾고

인력개발 서둘러야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는 방학마다 해외캠프를 통해 소통과 협동, 배려 등을 배우고 있다. 사진은 파라미타 라오스 국제교류활동에서 한국 전통탈을 함께 만든 한국과 라오스 학생들.불교신문 자료사진

 

지난 1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국회의장, 여·야 당대표, 교육부장관, 교원단체총연합회장,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교육계인사 신년교례회를 가졌다.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상임대표인 안양옥 교총회장은 인성교육을 통한 교육의 제자리 찾기를 강조했다. 단상에는 “교육강국 대한민국, 그 답은 인성교육 강화에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날의 참석자들의 모든 인사말에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담겨져 있었다. 인성교육이 모든 교육의 본질이었는데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어 인성교육을 진흥하려 하는 것일까?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 법의 제정으로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인성교육 수업시간 및 총 예산의 일정 비율을 인성교육에 투자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교육감 수준에서는 교육부의 기본계획에 따라 자체 세부계획을 세우고 또한 일선 학교장은 매년 학기 초 인성교육계획을 세워 실시한 뒤 교육계획 및 결과를 보고하게 돼 있다.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제하고 있을 뿐 교육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는 교육의 방법은 너무 방대하고 다양할 수 있으며, 관주도가 아닌 자율적 계획에 의한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불교가 학생에게 손 내밀어야”

2014년 12월29일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의 시행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7월21일자로 공포·시행됐다.

인성교육은 이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실천의 문제이다. 우리는 사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협동교육, 인권교육, 인성교육, 세계시민교육 섬김-나눔 교육, 행복교육, 인권교육, 폭력예방교육 등 숱한 교육적 단어들을 만들어내고 교육조직을 만들고 특별법들을 만들어 왔다. 법률의 부재, 조직 부실의 문제도 아니다. 모든 교육의 본질은 인성이다.

인성교육의 본질을 불교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불교의 사상에서 교육적 의미를 찾는다면 교내의 폭력과 왕따 문제, 생명경시, 안전 불감증, 이기주의 등을 모두 치유할 수 있다. 불교는 실천의 종교이고 나눔의 종교이며 평화와 평등의 종교이다. 불교야말로 생명존중, 인간존중을 실천의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실에서 불교의 역할은 많은 반성을 하게 한다. 불교는 출가자 중심의 수행에서 이제는 재가자의 수행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만 마음의 위안을 주고, 수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남교육청은 종교적 방법을 통한 비행청소년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불교계에 손을 내밀었다. 이제는 불교계가 문제 예방을 위해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해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의 불교가 기다림의 종교였다면 이제는 찾아가는 종교가 돼야 한다.

인성교육은 지금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고, 교육의 본질이며 어느 한 시절도 강조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까지 만들어야 하는 현실을 바라보며, 종교와 교육계는 자기반성이 앞서야 하겠다. 불법(佛法)을 삶의 기본으로 삼는다면 이토록 어려움이 많은 사회가 되었을까? 1991년 적자생존의 법칙만 있는 회사생활을 접고 교직에 몸을 담고서 교육에도 너무 많은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은 바로 아이들이 불법을 조금이라도 알면서 살아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불교반을 만들게 됐다. 그리고 동료 교원들에게 불교반 만들기를 권했다. 1992년부터 시작된 불교반 활동이 이제는 파라미타청소년 단체로 발전을 하였지만 아직도 우리 불교계는 교육 현장에 대한 참여가 부족하다. 전폭적인 지원이 부족하고, 일부 종교에서는 청소년들의 참여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의 템플스테이나 사찰활동에서 청소년과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 적용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미래의 불교를 위해, 미래의 건전한 사회를 위해 불교가 나서야 한다. 이런 개별적이고 제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교육의 제자리 찾기에도 전 종교계가 한마음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성교육은 법으로도, 구호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마음(영혼)의 휴식, 여유가 있으면 인성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모든 사회구성원이나 사회조직, 종교들은 자기의 이익과 자기 조직의 유지, 몸집불리기에 급급했다는 것에 대하여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비전과 교육 방안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명상법 개발해 교육현장 접목해야”

인성교육진흥법과 시행령의 마련에 대해 타종교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인성교육에 대한 인터넷 신문을 창간하고, 각 교육기관에서는 인성교육지도사 과정을 설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태영 씨 중심의 ‘한국상담 교육원 생명존중미래협회’를 만들어 활발하게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CYA에서는 청소년 진로코칭, 인성지도사, 학교폭력상담사, 아동미술지도사 교육과정을 만들어 진행해 가고 있다. 이 외에도 YMCA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이미 PESS 청소년교육연구소를 설립하여 전국의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 SQ-리더십 연수를 시작으로 2009년부터는 PESS 전인교육 교사연수를 논산 대건고에서 실시하고 있다. 현재 불교계는 아직 학교교육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변변하게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명상, 간화선, 조사선, 위빠사나는 우리의 불성을 깨우는 참다운 인성교육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보다 쉽게 접근 가능하고, 교육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명상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학교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선정의 시간,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성교육프로그램, 각 명상센터의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검토해 교육현장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불교계에서도 일찍부터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1997년 설립된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를 비롯해 그 이전부터 활동해오고 있는 청소년교화연합회, 교사불자연합회, 불교여성개발원, 최근 설립된 불교스카우트 등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단체들이 불교계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불자들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인성교육을 보다 체계화해 인성교육의 중심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파라미타의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 불교여성개발원의 프로그램 등은 교원들의 인성교육 직무연수 프로그램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들이 많다. 특히 파라미타는 설립이념에서부터 현재의 활동이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디자인고에서는 금년 상반기에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참나를 찾는 여행’이라는 명상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인성교육단체로는 1997년에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인성교육협회가 있다. 이 단체는 교육부 산하 인성교육단체다. 이외에도 강지원 변호사가 설립한 한국인성교육진흥원,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한국인성문화원 등을 들 수 있다. 벌써 250여 개의 단체에서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준비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 설치 시급”

불교계도 범불교적인 차원에서 교육현장과 연계된 인성교육의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전국교사불자회, 교수불자연합회,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불교스카우트 등 신행단체 및 청소년단체의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설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의 연계가 중요하므로 교구본사급 사찰 및 대규모 도심 포교원에서는 인성교육관련 일선교사 등을 초청해 학부모 인성교육,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 등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아울러 기존의 불교대학 등의 정비와 교육적 인프라의 구축, 교수진의 확보 등을 통해 불교계의 인력개발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교육적 효과가 뛰어난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도 불교계 내에서의 활동으로 그친다면 한국 미래불교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교육기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교육내용의 적절성, 현실적합성, 시설 및 설비의 적정성, 전문인력의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타종교계의 전문인력이 양성되고, 학교교육현장에 적용된다면 또 다시 불교의 교육적 기여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불교에 대한 편파적 교육활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보다 신속하면서 보다 면밀한 검토와 지원이 요구된다.

[불교신문3124호/2015년7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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