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지주막하출혈

비교적 젊은 나이에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다가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는 유명인들의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다. 대다수는 뇌지주막하출혈에 의한 것이다. 뇌지주막하출혈은 뇌동맥류(뇌동맥꽈리)가 파열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뇌동맥류는 뇌동맥벽 일부에 결손이나 약한 부분이 생겨 벽이 늘어나면서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을 뜻한다.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가족력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동맥류 자체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위치나 크기에 따라 복시나 안검하수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증상임에도 건강검진 차원에서 뇌영상검사를 시행하여 동맥류를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주로 40~60대의 중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20~30대도 발생할 수 있다.

동맥류가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지만 파열되어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동맥류 환자들은 자신의 질환여부를 미리 인지하지 못한다면 마치 시한폭탄을 몸 안에 지니고 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지주막하출혈 환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매우 극심한 정도의 두통과 심한 구토를 동반한다. 용변이나 성관계 등 혈압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출혈이 발생하여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환자의 1/3이 사망하고 1/3은 신경학적 결손을 가진 채 살아가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개두술 및 현미경하 미세수술을 통해 동맥류의 경부를 클립으로 직접 결찰하는 방법이다. 완전하게 결찰되고 동맥류 내로의 혈류가 차단된다면 치료 이후 재발의 우려 없이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동맥류의 위치나 모양에 따라서는 완전결찰이 어려워 동맥류 자체 대신 근위동맥을 결찰하거나 동맥류 주변을 포장(wrapping)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혈관내수술이 있다.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동맥류를 파악하고 혈관 내로 백금코일을 집어넣어 동맥류의 내강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하고 혈전형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개두술과 비교하였을 때 수술 과정의 복잡성이나 동반되는 위험, 수술 후 관리의 측면에서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중 뇌경색 발생이나 혈관 파열의 위험이 있어 시술 이후 일정기간 혈전형성을 방지하는 항혈소판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주 발생 연령층이면서 위험인자가 있다면 면밀한 검진을 통해 동맥류를 진단받고, 신속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을 막는 최우선의 방법이다.

[불교신문3122호/2015년7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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