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예 작가, 해외 첫 개인전

범어사 단청, 미황사 괘불로

주목 받은 실력파 ‘불화작가’

 

日애니 ‘센·치히로 행방불명’

고향마을서 전통불화전 열어

 

꽃으로 모든 개체 상징하며

일체중생 내면에 불성 표현

불교계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불화작가 이수예 씨가 오는 12일까지 일본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 위치한 에히메현미술관 신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제8회 개인전을 연다. 사진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작가.

금정총림 범어사 대웅전 단청과 해남 미황사 괘불 모사도 등을 통해 ‘연화장 세계’를 표현해 불교미술계에 주목을 받은 불화작가 이수예 씨가 일본에서 해외 첫 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수예 작가는 사단법인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가 주관한 가운데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일본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 위치한 에히메현미술관 신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연다.

‘인연(因緣)’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388㎡, 높이 4.5m의 초대형 전시장에 73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 단청문양과 연꽃, 보상화문양 등을 모티브로 부처님이 상주하는 연화장세계를 10개의 파트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그는 앞서 지난해 12m 규모의 국내 최대 불화인 미황사 괘불탱화 현상모사전(現狀模寫展)과 범어사 대웅전을 주제로 한 일곱 번째의 개인전을 통해 전통불화와 현대적 감각의 설치미술을 접목시켜 호평을 받은 실력파 작가다.

더욱이 첫 해외전시 무대인 마츠야마시 호리노우치는 국내에도 친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또 전시장인 에히메현미술관은 1970년에 문을 연 이래 클로드 모네, 폴 세잔, 바실리 칸딘스키, 야스다 유키히코, 나카무라 쓰네 등 해외 유명작가와 근대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1만여점을 소장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대형미술관으로 전시회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전시회가 열리는 특별전시실 내부공간은 우리나라 전통 단청문양과 연꽃 등 불교를 상징하는 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부처님이 상주하는 연화세계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회 리플릿.

이 작가는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을 통해 꽃(因)들이 만나(緣) 만들어 내는 큰 형상(果)은 모두 인연의 모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를 상징하는데, 작품 파트1에서는 108번뇌, 파트3에서는 무정(無情), 파트4에서는 자비의 마음, 파트10에서는 삼라만상과 일체제법을 상징한다. 이처럼 꽃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가 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꽃이 부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작가는 일체 모든 존재의 내면 깊은 곳에는 불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의 지금 모습 그대로가 부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낱낱의 개체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형상을 통해 인연을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작품에 사용된 꽃 조각과 문양이 그려진 둥글거나 네모진 판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를 상징하며, 이것들이 한데 모여 이루고 있는 다양한 형상들은 수없이 많은 인연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모든 현상들은 인연에 의해 잠시 만들어진 모습으로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며, 고정된 것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고정된 실체가 아니므로 영원한 것도 없다. 다만 인연에 의해 그렇게 보일뿐이며 인연이 다 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수예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특히 단순한 전통모사에 머물지 않고 시대적 사명을 담은 작가정신으로 표현해 불교계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제32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상 등을 수상했으며 단청부문 문화재수리는 물론 도금, 보존과학공, 세척공 등 다양한 문화재 관련 기술도 연마했다. 범어사 대웅전 등 40여 곳의 사찰에 불화가 봉안돼 있으며 개금, 개채, 단청 작업에도 50여 차례 참여했다. 현재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장,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신문3119호/2015년7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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