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버스사고 故 김태홍 사무관, 불심깊은 복지관 급식봉사자

“교육받고 바로 올꼬마. 기다리래이….”

중국 길림성 단둥에서 버스 추락사고로 지난 1일 유명을 달리한 부산시 소속 김태홍(55) 사무관은 연수를 떠나기 전날, 7년간 빠짐없이 급식봉사를 했던 부산 공창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자 공창사회복지관장은 “중국에 가기 전 (복지관 이사장)스님에게 안부도 묻고 돌아와서 인사 드리러 가겠다는 말도 했다”며 “지금도 자상하고 인자했던 김 사무관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관장에 따르면 김 사무관은 공창사회복지관 복지법인 공덕향 이사장 명현스님이 주석하는 양산 가사암에 자주 가서 등도 달고 법당청소도 돕는 등 불심이 깊었다.

중국 길림성 버스사고로 목숨을 잃은 故 김태홍 부산시 사무관이 생전에 불교복지시설 공창사회복지관에서 급식봉사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 공창종합사회복지관
“중국 추락사 소식을 듣고 스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뭐라카노? 아이구나, 다시 확인해보라 안카나’ 하면서 갑작스런 비보에 상당히 놀라셨어요.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지만, 김 사무관과 함께 급식봉사를 했던 일행분들과 마음을 모아 조촐한 천도재를 올리실 계획인가 봅니다.”

부산에서 제법 거리가 멀어서 자원봉사자들 손이 태부족한 공창복지관 주변엔 영구임대아파트가 있어 연로한 독거노인들 3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김 사무관은 매월 급식봉사때마다 그들을 부모님처럼 섬기면서 조금이라도 더 드리고 편안하게 식사하도록 도왔다고 한다. 일찍 부모를 여읜 것으로 알려졌고, 독거어르신들을 친부모처럼 봉양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식사를 나눌 때 조금만 달라는 어르신에겐 ‘아이고 마이 드셔야 힘이 난다 아입니까’ 하면서 많이 떠드리고, 곁에있는 복지사가 눈치라도 주면, ‘애낄껄 애껴라’하면서 환하게 웃으셨죠. 남몰래 음료수를 사와서 어르신들 호주머니에 슬그머니 넣어드리는 것도 봤습니다. 꾸준히 봉사하는 분들도 날씨가 아주 덥거나 명절때는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 사무관은 자원봉사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나중에야 비보를 들은 어르신들은 뭐라카노 뭐라카노 하시면서 먹먹해하시며 속울음을 우셨습니다.”

부산시는 김태홍 사무관을 1계급 특별승진 조치했고 시신을 운구하는대로 부산의료원에 빈소를 차리고 오는 9일 부산광역시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신문3120호/2015년7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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