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엄마 아빠도 몰랐어

엄도경 지음/ 국일미디어

“너를 대변하는 것은

일류대학 토익점수 재산 아니다

 

좋은 씨앗이 탐스런 열매 맺듯

마음씨 말씨 맵시 일솜씨 좋아야

인성도 아름답게 꽃 피운다

 

노년에도 나누지 않으면

젊은이들이 힘들어…나눠라”

나이가 들수록 빼기와 나누기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나는별이다 대표 엄도경 씨.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CEO, 아이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엄 대표는 노년세대에게 ‘참회록’을 써보자고 제안한다.

육바라밀을 교육철학으로…

‘나는별이다’ 엄도경 대표

 

“젊은이들이 힘든 것은 나이든 사람들이 빼기, 나누기를 하지 않아서여요. 부처님이 말씀하신 육바라밀을 실천한다면 사회가 행복하고, 활기차게 될 겁니다.” 지난 6월21일 용인의 한 찻집에서 만난 엄도경 작가의 첫 말은 ‘나누기론’이었다. “내 스스로를 반성하는 참회록을 쓰는 마음으로 썼다”는 <미안해 엄마 아빠도 몰랐어>의 저자 엄도경 씨는 CEO 등을 대상으로 인성강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주식회사 나는 별이다’ 대표이기도 하다. 또 사회공동체의 원리를 설명한 강강수월래 프로그램 창안자이기도 하다.

 

엄 씨가 육바라밀의 원리를 응용해 개발한 조직경영의 원리 도표.

엄도경 작가는 삶의 원리를 네모와 세모, 원으로 단순화한 도형에서 시작한다. 아이들이 사람을 그린 그림을 보면 머리는 동그랗고, 몸은 세모이며, 다리는 네모다.

“네모는 채우는 거예요. 더하기, 곱하기죠. 어린 나이에는 이것저것 채워야 합니다. 그리고 중년의 나이가 되면 세모가 됩니다. 네모에서 이것저것 빼기를 해야 세모가 나옵니다. 뺀다는 것은 곧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가정을 이루면 내가 가진 것을 아이들에게 주어야 합니다. 또 사회에 무언가를 주면서 관계를 가져가야겠지요. 노년이 되면 나누어야 합니다. 나눔의 형태는 동그랗습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세대는 아직도 ‘더하기 곱하기’만 추구하고 있어요. 나누기를 안해줘요. 젊은 세대에게 나누기를 해줘야 합니다.”

내친 김에 엄 작가는 우리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라고 권한다. 우리의 눈과 코와 귀는 모두 앞을 향하고 있다. 발은 앞을 향해 위치해 있다. 생물학적인 특성으로 인해 뒤를 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 또 높은 곳을 잘 오르지만, 작은 계단 하나 내려오다가도 발을 삐끗해 다치기도 하는 존재다. 내려가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있어요. 직위가 올라가고 돈을 벌어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가치를 추구할수록 위로 가는 건데, 우리 사회는 재물이나 권력을 가지면 위로 간다고 착각을 하고 있죠.”

엄 작가는 그 예로 무리를 지어 사는 사자와 원숭이를 예로 들었다. 무리를 이끄는 숫사자는 다른 사자보다 강한 힘으로 무리를 이끈다. 원숭이 두목도 그렇다. 권력을 지니고, 충분한 먹이(재물)를 먹으며 무리를 이끈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의 무리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엄 작가는 “사람은 가치를 실현하는 점이 동물 무리와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육바라밀을 보면 보시와 지계 인욕 선정 정진 반야를 말합니다. 보시는 곧 나눔입니다. 나누기죠. 나누기를 하는데서 육바라밀이 시작됩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열매를 나눠주지 못한다면 과연 가치가 있을까요? 행복할까요?” 엄도경 작가가 질문한다.

요즘 부모 세대는 아이들에게 빌딩을 넘겨주려고 한다. 하지만 빌딩을 물려받은 자녀들은 만약 빌딩이 무너진다면 다시 짓지 못한다.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빌딩을 지을 경험과 지혜를 전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엄 작가의 본명은 ‘이도경’이다. 엄은 범어인 ‘옴’에서 따왔다. 모든 단어의 시작인 옴이다. 아이들이 엄마를 처음 부를때 옴으로 발음한다. 즉, 옴은 엄마이기도 하다는 것이 엄 작가의 설명이다.

“어릴 때 한번 살다 죽는것인데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모델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별다른 대안이 없다보니 남들처럼 살려고 노력했어요. 평범하게 결혼해서 아이들 낳아 길렀지요. 그러면서 계속 이것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엄 작가가 비로소 “명쾌한 해답”을 찾은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법흥사에 가서 며칠을 머물면서 불교를 알게 됐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그동안 엄 작가가 찾아 헤매던 인간관계의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것이 강강수월래 프로그램이다.

“이순신 장군이 장군부터 노인, 어린아이까지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가장 한국적인 인성이다. 그것이 강강수월래다. 그 전통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제 기성세대가 빼기와 나누기 연습을 해야 한다고 엄 작가는 재차 강조했다.

엄도경 작가가 만든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육바라밀의 원리에 따라 6개의 수레바퀴가 원을 이루고, 그 가운데 중심축이 되는 수레바퀴가 위치해 있다. 각 수레는 1부터 6까지의 가치관이 순서대로 배열돼 있다. 총 49개의 모델이 합해진 형태다.

이 책은 그 원리에 맞춰 어릴때 배워야 할 가치에서 시작해 삶이 추구해야 할 나눔의 법칙을 순서대로 기술했다. 불교의 가르침을 현대인의 삶의 형태에 맞춰 응용해 제시한 것이다. “인성에는 네가지 씨앗이 있단다. 마음씨, 말씨, 맵씨, 일솜씨. 양질의 씨앗이 탐스런 열매를 맺는 것처럼, 이 네가지 씨앗이 좋아야 우리의 인성도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겠지? 일류대학, 토익점수, 빵빵한 유산도 좋지만 그것이 너를 대변할 순 없단다. 너의 스펙은 인성이란다.”

엄도경 작가는 “지금은 지식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나눔이 부족해 모두가 불행한 시대다. 기본을 잘 지키지 않다보니 사회 곳곳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그 기본은 바로 인성”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117호/2015년7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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