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하안거 재가수행 현장③ 부산 수도사 - 정진기도

지난 6월24일 수도사 재가안거에 동참한 20여명의 불자들이 정진기도를 하고 있다. 김성동 영남본부장

성철스님의 유훈을 계승한 부산 수도사(주지 일철스님)는 재가불자들이 평소에도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정진한다.

특히 을미년 하안거 재가안거를 기해 108배, 능엄주 독송, 참선 등 ‘정진기도’를 중심으로 집중 수행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정진을 기본적으로 하면서 시간이 있을 때는 수도사 사시예불에 동참하며 수행의 깊이를 더한다.

주지 일철스님은 “3000배 수행을 강조한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도사 불자들은 절을 기본적인 수행을 한다”면서 “여기에 능엄주 독송과 참선 수행을 함께 하며 하안거 정진에 몰두한다”고 밝혔다.

수도사 불자들은 조계종부산연합회(회장 수진스님)에서 제작해 나누어준 결제수행록에 각자의 정진 내용을 기록하며, 때때로 주지스님에게 수행을 점검 받는다. 평소에도 자기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주지스님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정진을 격려한다.

이번 하안거 재가안거에는 20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했다. 일철스님은 “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결제 기간에도 뒤늦게 동참의 뜻을 밝히는 불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그런 분들도 결사를 함께 한다는 취지에서 동참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점숙(법명 호해성)불자는 “수행을 하면서 얼굴이 맑아지고 예뻐졌다는 소리를 듣는다”면서 “절을 하니까 스님 말씀처럼 속진(俗塵) 번뇌(煩惱)가 저절로 빠져나가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강점숙 불자는 “이전에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고, 얼굴도 찌푸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말로 함부로 하지 않고, 되도록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종희(법명 보각행) 불자도 “2008년부터 수도사에 다니며 정진하고 있는데, 특히 능엄주를 독송하면 잡념이 없어지고 집중이 잘 되어 좋다”면서 “예전에는 어려운 일에 닥쳤을때 어찌할 줄 모르고 짜증도 났지만, 기도를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는 ‘내공’이 생겨서 그런지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미소 지었다.

재가안거에 동참한 수도사 불자들은 소원(小願)과 대원(大願)을 세우고 늘 수행 정진한다. 기복불교를 지양하지만, 나의 주변에 있는 가족이나 이웃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과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대원을 실천하기 위한 뜻은 분명하다.

윤종희 불자와 강점숙 불자는 “관세음보살처럼 다른 이를 구제하고 제도할 수 있는 자비스런 마음을 지닌 중생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지 일철스님은 “절, 능엄주 독송, 참선이 서로 수행법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나로 만나는 정진”이라고 강조한다. “절을 통해 번뇌를 없애고, 능엄주를 통해 집하는 힘을 기르고, 이같은 수행을 근간으로 화두를 참구하면 더욱 정진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수행을 지속적으로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지요.”

* 일철스님이 전하는 말

조계종부산연합회가 재가안거를 실험하고 있는데 수행을 어떻게 점검할지가 숙제이다. 아직 생소하지만 재가안거를 통해 불자들의 신심을 굳건히 하고 신행생활을 바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재가불자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나고, 좋고 나쁜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여여(如如)하게 갈 수 있는 힘은 기도와 정진에서 나온다.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각자 세운 원력을 성취하도록 열심히 정진해 가길 바란다.

[불교신문3118호/2015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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