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으로 읽는 장자의 철학 대강백 통광스님 유작

 장자 감산주

통광불교연구원 나라연

지난해 원적에 든 대강백 통광스님의 유작, <장자 감산주>가 후학들에 의해 편찬됐다. <장자>의 사상을 선종 돈오사상의 견지에서 해석한 이 책은 “장자의 문장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물질만능의 산업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요자재와 시비를 넘어선 사상을 제공”하고 있다.

통광스님은 1959년 여환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오대산에서 탄허스님의 강맥을 이었다.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웠으며, 한문 경전 해독에 있어 “이 시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님이다. 쌍계사 승가대학장을 역임하면서 또 상원사와 칠불암 등 선원에서 안거수행한 선사이기도 했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노장사상이 결코 불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소통과 협업, 회통과 화쟁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도는 어디에나 존재하기에 본래 말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말은 어디에서나 옳은 것이기에 논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편견을 지닌 사람에 의해 도는 가려지고, 과장된 말에 의해 말은 가려진다. 이 때문에 유가(儒家)와 묵가(墨家)는 편견으로 도가 가려지고 과장된 말로 말을 가리어 시비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상대가 그르다 한 것을 옳다 여긴다. 이처럼 시비로써 상대의 시비를 바로잡고자 한다면 ‘근본 자리의 밝음’으로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유가와 묵가의 논쟁에 대한 통광스님의 명쾌한 의역이다.

책은 장자의 내주편 소요유에서 시작해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 총 7편으로 구분돼 있다. 통광스님은 책을 저술하면서 “장자 원본을 읽으려면 반드시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을 정독해 문장을 보는 안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선종의 견지를 깨쳐야 장자의 말과 뜻의 귀결처를 볼 수 있다”며 “장자의 원전 독해를 통해 일반인들도 쉽게 시비를 초월하는 사상을 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115호/2015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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