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술원, <송운대사분충서난록> 등 한국불교전서 3권 발간

사명대사(1544~1610)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義僧軍)을 이끌고 왜군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워 호국불교의 상징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사명대사의 진면목은 전쟁 중 당시 일본 지휘관 가토 기요마사와 수차례 협상을 갖고 왜군의 철수 조건 등을 협의하는 등 탁월한 외교 전략을 펼친 데서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런 사명대사의 외교회담 기록들이 한글로 번역돼 책으로 나왔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보광스님)은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송운대사분충서난록> <설담집> <무용당유고> 등 3권의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를 발간했다. <사진>

<송운대사분충서난록>은 일본에서 송운(松雲)대사로 알려진 사명당 유정스님이 임진왜란 중 행한 외교회담을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한 내용을 중심으로 삼고, 이와 관련된 보고 및 상소문들을 함께 모은 책이다. 이들 자료는 대사 입적 후 <사명당집>을 간행할 때 함께 수록되지 않고 따로 전해져 오다가 100여년이 지난 1739년 밀양 표충사(表忠祠)에서 간행됐다. 이 책에는 전쟁 이후 외교교섭에 도움을 준 교토 불교계 스님들에게 보낸 대사의 서신, 혁혁한 공로를 세운 대사에 대한 조야 명사들의 찬탄글, 지방지에 전하는 사적기 등도 포함돼 있다.

<설담집>은 18세기 스님 설담 자우의 문집으로 호남 일대를 중심으로 여러 대덕스님과 문도들 뿐 아니라 관찰사 및 수령, 선비들과 교유하며 주고받은 시와 간찰(편지)이 문집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하권에 실려 있는 기행문인 <몽행록>은 전라도와 충청도 일대 명승지를 유행하며 기록한 것으로 이동 경로와 옛 지명, 풍광 묘사와 시적 감상,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 등을 볼 수 있다.

<무용당유고>에는 ‘무용’의 대기대용함을 추구했던 무용당의 문집에 대해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시문학적 측면만 개력적인 소개를 했을 뿐, 문화사적 맥락이나 불교사적 맥락에서 그 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번역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 지원으로 진행하는 ABC는 전국 사찰에 전하는 각종 문헌을 전수조사하고 이를 촬영해 아카이브를 구축, 홈페이지(kabc.dongguk.edu)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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