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 수행 중인 우학스님

 
무문관 첫 백일일기 

우학스님 / 도서출판 좋은인연

 

일반인에게 전하는 수행일기

상대가 없어 저절로 묵언하니

구업(口業) 지을 일이 없다

아무도 만날 수 없으니

신업(身業) 지을 일도 없다

또한 저절로 집착 벗어나니

수행에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무금선원 무문관에서 일종식을 들이는 모습. 무문관은 철저한 자기와의 정진이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를 대구 경북지역의 불자교육과 도심포교의 중심으로 도약시키고 지난 2013년 5월 불현듯 감포 무일선원의 무문관에 들어 수행 중인 회주 우학스님의 폐관(閉關) 수행일기 <무문관 첫 백일일기>가 불자들에게 선보였다.

<무문관 첫 백일일기>는 천일(3년) 청정결사를 수행 중인 우학스님이 무문관 입방 후 소소한 일상의 단상들을 기록한 수행일기다.

무문관 수행은 폐관(閉關) 수행이라고도 하는데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특수 선방으로써 1인 1실의 고난도 수행을 요구하는 곳이다. 그래서 법랍 10년 이상의 일반선방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엄선하여 입방을 허락하는데 자기 혼자서 정진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무문관 정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학스님은 머리말을 통해 “왜 무문관인가!”라고 자문한 뒤, “무문관은 한마디로 공덕의 창고, 즉 공덕장(功德藏)이다”며 “무문관 수행은 첫째, 이 공간에 있는 자체가 무문무설(無聞無說) 무해무질(無害無嫉) 무포무비(無飽無肥) 무명무욕(無名無慾) 무주무우(無宙無宇) 무득무실(無得無失)의 공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곳의 일상은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일반인으로서는 무문관의 하루가 어떠한지 또한 입방한 스님들은 어떻게 수행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무문관 첫 백일일기>에서는 무문관의 일상을 살짝 엿보고 자기수행의 본을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은 ‘문을 닫기 7일 전’으로 시작해 100여 일간 각종 기록이 담겨 있다. 그날의 날씨와 일종식의 메뉴 등 소소한 이야기에서 하루하루의 단상까지 다양하게 기록했다.

“오늘의 일종식은 흰밥, 보리조금, 배춧국, 브로콜리, 콩나물, 버섯, 양배추, 포도, 키위, 옥수수다.”

“무문관은 상대가 없으니 첫째, 저절로 묵언이다. 즉, 말을 하지 않으니 구업(口業)을 지을 일이 없다. 무문관은 상대가 없으니… 둘째, 저절로 금욕생활이다. 즉 아무도 만날 수 없으니 신업(身業)을 지을 일이 없다. 무문관은 상대가 없으니… 셋째, 저절로 무집착심이 된다. 즉, 헛된 생각을 놓아버리니 의업(意業)을 지을 일이 없다. 탐(貪) 진(瞋) 치(痴) 삼독(三毒)의 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신(身) 구(口) 의(意) 삼업(三業)으로부터 자유로우니, 이 무문관이 수행에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저절로 계율 잘 지키는 소위, 율사(律師)가 된다.”(68일째 기록)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에 따르면 무일선원 무문관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무문관 선방에 없는 포행마당이 있다는 것이다. 포행장은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공간을 말하는데, 이곳 무일선원 무문관이 유일하다고 한다. 포행장은 4m 높이의 울담으로 쳐져 있어서 월담을 절대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옆방 스님과도 일절 대화를 나누거나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장치되어 있어 일단 무문관에 들어오면 그날부로 철저히 혼자가 돼야한다.

혼자이기 때문에 참선밖에 할 일이 없다.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는 공양을 넣는 봉창이 유일하다. 우학스님은 “아무 가식 없이 사람 아닌 뭇 생명들과 만나 교감하며 참선하는 시간 중간 중간에 가끔씩은 중요한 스승이며 선지식인 전등록, 벽암록, 증도가 등의 조사어록도 열람한다”고 고백한다.

<무문관 첫 백일일기>는 이러한 일상의 얘기들을 솔직담백하게 가감 없이 쓰고 있는데 우학스님이 선방에 들어온 이후 하루도 빼지 않고 쓴 그 첫 일기장이 바로 이 책이다.

[불교신문3111호/2015년6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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