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콘서트, 메르스 공포 뚫고 400여명 몰려

혜민스님과 함께하는 행복콘서트가 지난 5일 서울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열렸다.

지난 5일 서울의 한 대학 강당은 메르스 공포를 뚫고 온 4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진화스님) 주최로 열린 행복만원 템플스테이 참가자 초청 ‘혜민스님과 함께하는 행복토크콘서트’를 보기 위해 불금(불타는 금요일)도 반납하고 온 직장인, 땅끝마을 해남에서 올라온 주부, 시어머니 손을 잡고 온 며느리까지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렸다.

메르스 여파에 비까지 내려 더없이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콘서트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혜민스님은 이날 ‘웃음’과 ‘힐링’을 아낌없이 선물했다.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콘서트는 남편과 아내, 며느리와 시어머니,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화법, 팍팍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 다른 사람과 아픔을 나누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법 등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관계'와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혜민스님은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며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한 아들 때문에 1인 시위를 벌였던 어머니와 한 검사와의 일화를 들려줬다.

“공부를 잘해 유학까지 다녀와 좋은 직장에 취업한 아들은 둔 홀어머니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들이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 어느 날 자살을 했어요. 혼자 고생하며 아들을 키워왔던 어머니는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죠. 그래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1인 시위를 시작했어요. 100일이 지나도록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시위를 하고 있던 어머니에게 어느 날 한 검사가 다가와 ‘검사실에 한번 오시라’ 말을 걸었어요. 어머니는 검사를 찾아가 아들을 낳았던 이야기부터 시작해 한참을 붙잡고 하소연을 했어요. 검사는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준 후 소송이 쉽지 않은 이유까지 설명해줬어요. 그러자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하더래요. ‘검사님, 이야기를 들어줘서 참 고맙소.’ 다음날, 어머니는 1인 시위를 멈췄다고 합니다.”

혜민스님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재판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누군가 내 편이 돼 따뜻하게 들어주는 것 자체만으로 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라”며 “따뜻하게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와 치유가 된다”고 권했다.

콘서트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가자는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손해 볼 때가 많다”며 “눈물이 많아서 힘들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혜민스님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살아야 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그 순간부터 제대로 인생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수건으로 서로의 손을 닦아주며 인사하기' 시간. 참가자들이 어색해하면서도 서로의 손을 닦아주고 있다.

혜민스님 토크콘서트를 처음 찾았다는 김자영 씨(과천, 34)는 “천진난만하고 장난꾸러기 같은 스님의 모습에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며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지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혜민스님은 직접 영화 음악을 불러 관객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는 물수건으로 옆사람 손 닦아주며 인사하기, ‘퐁당퐁당’ 노래 부르며 손을 펴고 접는 게임, 시각장애를 갖게 된 아내를 돌보는 남편이야기가 담긴 동영상 시청, 15분 간의 마음치유명상, 클래식과 영화 음악 공연, 템플스테이 체험권 및 합장주 선물, 1대1 고민상담 등으로 알차게 채워졌다.

혜민스님은 직접 ‘perhaps love’를 열창하며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기도 했다.

한편 혜민스님은 지난 3월 서울 인사동에 ‘마음치유학교’를 열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 개인 및 집단 상담 등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가족과의 사별로 힘들어하는 유족과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 5월에는 이혼의 상처가 있거나 취업 실패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룹 상담을 진행했다.
 

혜민스님에게 선물 받는 참가자.
노래에 맞춰 율동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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