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 인연’ 20년 상락스님과 박영수, 무상급식에도 보시행

 

 
창원 박영수 씨의 식당에서 지난 11일 상락스님과 박 씨가 보시행과 팔정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짜장보시 수백 그릇, 정말 힘듭니다. 평소보다 더 찍 일어나 재료 준비하는라 하루 종일 긴장의 연속입니다. 단 한치도 실수하면 그들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일하기 힘든 만큼 지혜는 커집니다.”
 
지난 11일 창원 상남초등학교 점심을 무상급식 지원으로 300여 그릇 짜장보시한 박영수 씨(46)매번 하는 봉사 덕에 내가 훌쩍 커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짜장면 300그릇이면 밀가루 20kg 4포를 반죽하고 야채 다듬고 단무지 썰어담고 조리대 챙기고, 준비만 6시간 이상 걸린다.
 
 
물론 그의 닉네임답게 모든 요리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한다. 준비해 온 밀가루 반죽을 두 팔로 치대며 가늘게 뽑아, 일명 수타짜장면을 초교생들에게 전 과정을 보여주고 반듯하게 제공한다. 여기에 그의 부인 윤주영 씨가 현장에 요리하는 탕수육40그릇과 만두 100여 그릇이 추가됐다.
 
상남초교 최대헌 교장은 아이들 음식이라 더 정성스레 준비하면서도 짧은 시간에 빈틈없이 시간 맞춰 그만은 음식을 한꺼번에 내놓는 것이 놀랍다면서 무상급식 중단으로 경남도가 논란이 많은 가운데 학생들이 너무 반겨 교육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이번 봉사에도 늘 그렇듯 그의 직원인 윤철원 씨(38) 3명이 거들었다. 매원 첫 재 셋째 한달에 두 번 쉬는 날 하필이면 박영수 사장은 복지관과 불우이웃을 위한 짜장보시에 나서고, 일손이 부족한 지원 현장을 직원들이 거들어준다.
 
상남초교 조리대에서 수타짜장을 준비하는 박영수씨.
짜장보시 20여년의 긴 역사는 거쳐온 덕인지 경남 창원시에서 박영수수타짜장은 명소가 됐다. 진해노인종합복지관에서도 지난 126일 어르신 600여명을 대상으로 `수타 짜장면 나눔` 행사 열었던 박 씨(45) 가게엔 인근 동읍 내광사 주지 상락스님이 즐겨 찾는다.
 
상락스님은 내광사 부설로 창원 시내에 피안불교면상센터를 열고 직접 강의하러 나오고, 박 씨 업소는 지나가는 길에 있다. 상남초교 무상급식 지원 직후 가게를 찾은 상락스님은 오랫 동안 매달 복지관 봉사 보시를 끊이질 않고 이어오는 박 사장이 이제는 무상급식까지 지원함에 보시의 노고를 다시금 격려하려 왔다면서 지칠 줄 모르는 자비희사가 수행하면 새 인연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해인사 스님으로 미얀마에서 3년여 수행했던 상락스님은 20년이 넘게 박 씨와 인연을 이어왔고, 그 인연에는 보시를 통한 수행이 있었다. 기자는 왜 그렇게 힘들고 수익이 없는 일을 식당하면서 게속하느냐고 물었다.
 
박영수 씨는 봉사하면서 내 삶이 많이 바뀐 것을 알게 됐다면서 요리 일은 어차피 하는 것이고 더 보태 반기고 좋아하는 인연을 위해 좀 더 음식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슬기롭게 사는 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상락스님은 봉사도 중독성이 있다. 명상 수행도 중독성있어 모두가 원만히 일하고 수행하면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서 봉사 의미를 알고 수행하듯 일하면 더 남는게 많고 더 커진다고 말했다.
 
기자는 상남초교 급식에 경제 규모를 물었다. 그날의 재료비는 대략 100여만원이었다. 판매가로는 400만원에 육박했다. 식당일 하며 그런 보시가 가능한가를 다시 물었다. 박 씨는 일기장을 내보였다. 그곳엔 짜장보시를 나갔던 날짜와 기관명 및 그릇 수와 탕수육 만두의 그릇 수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를 합산한 결과는 놀라웠다. 통상 600그릇을 짜장보시 하는 복지관의 사례가 가장 많았다. 추산한 결과는 연간 8000 그릇을 넘어섰으며, 이는 재료비로 추산해도 너무 컸다.
 
박 씨가 짜장보시를 시작한 연원은 20년전 거제에서 일할 때 옥포동에서 벌어진 거제지역 불우이우돕기 작은음악회를 지원하면서 부터이다. 4년여 깐 동안 이 음악회에 짜장보시를 이행했다. 그 때 상락스님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박 씨는 이후 아동시설과 장애인시설에 대한 짜장보시는 틈나는데로 이행했다. “식당의 음식이란 지역내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이고 지역민이 주 고객이다. 그런 고객들이기에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내가 번 돈을 내기는 힘들지만, 내가 익혀 오고 자신있고 늘하는 음식만들기로 보답하는 것은 서로의 상생과 조화를 위한 소통이다.”
 
상락스님은 박 씨에게 수행은 마음의 양식이라서 밥 먹는 것보다 중요하다면서 보시를 하면 탐심이 줄어들어 수행을 체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수행하면서 지혜가 생긴다고 하는데 주방 일에 몰입하다보면 지혜가 왜 필요한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면서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에도 굳이 부처님 지혜가 필요 이유노 잘 이해 못하겠다고 말했다.
 
상락스님은 실천하면서 부처님 지혜를 알게 되면 신심이 더욱 강해지고 자신이 변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인연을 소중히하는 것은 더 깊은 인연을 통해 새 인연을 만드는 힘을 키우는 것이니 지역사회 봉사야말로 새 인연을 만드는 보시행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아쉽고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박 씨는 가족과 여행가지 못하고 쉬는 날도 일한다고 가족을 힘들게 한 일이라며 그런 인생의 공백을 봉사와 보시로 메울 수 있었던 것도 새 인연을 만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락스님은 수행 중독이나 일 중독이나 지속하는 측면에선 다 같지만 새로움이 생겨나면 긍정적이지만 그걸로 상이 생기면 사실상 끝장에 이르는 것이다면서 상이 생겨 수행자가 어록이나 모방하던가 장사하면서 지역사회에 군림하려 하는 것이 그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님에게 특별히 보시와 봉사를 중시하는 이유를 물었다. 스님은 수행을 머리로만 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보시의 중요성이 있고 이를 잘 가르치고 있는 것이 팔정도이다면서 봉사의 본분은 내가 왜 도와주는지 알고 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씨는 학교가 방학하면 봉사행에 아들 박재완 군(19)을 동반한다. 실제 지난 1월 진해노인복지관에서의 짜장보시에는 아들이 직접 수타짜장을 뽑아내는 일을 했고 오는 9월 다시 진해노인복지관 봉사에도 그렇게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인도 봉사행에서는 탕수육 요리 담당으로 변신한다.
 
이런 변화를 그는 새 인연이라고 말한다. 그런 새 인연 만들기에 늘 상락스님은 지혜를 던져준다. 수행을 머리로만 하지 말고 체득하면 지혜가 생기고 그 지혜는 새로운 인연을 갖게 해준다는 상락스님의 가르침은 그렇게 20여년 지속됐다.
 
스님은 슬기롭게 사는 방법을 코치하는 선생이며 길잡이라는 박 씨는 모든 재료비를 자내가 직접 떠 맡으면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짜장면과 탕수육 만두를 곁들여 건넬 때 스님이 말한 팔정도의 정견이라고 해서 바른 생각이 이런 것이다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상락스님은 식당이나 가계 운영을 늘 팔정도(八正道)에 비유한다. 정명은 바른 직업을 지칭하고 경영자들이 경영원칙을 일컬어준다. “팔정도에서 정명(正命)은 올바른 생활 수단을 말하는 것이며, 바른 견해에 입각해 생활 전체에서 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당한 방법으로 의식주를 구해야 하며, 남과 나를 다같이 이롭게 하는 바른 직업을 갖어야 한다.”
박영수 씨가 짜장보시를 이행한 복지관 등 장소와 그릇 수를 기록한 일기장을 펼쳐 보고 있다.
상락스님의 정명에 대한 설명은 박 씨에게 늘 실천 수행을 강조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준다. 는 것도 그 뜻의 하나다. 불교의 실천 수행 종목을 여덟가지로 나눈 팔정도는 이 수행 방법이 중정(中正) 중도(中道)의 정도로서 완전한 수행 방법이다. 스님은 바르다()고 한 것은 이 8정도를 통해서 생노병사의 존재론적인 고()로 부터 벗어나 이상적인 행복의 상태 곧 열반(涅槃)을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불교의 지혜는 팔정도 거의 다 들어있으니 팔정도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님은 정견에 대해 여실지견이니 바로 보는 것이 바른 삶의 시작이라며 “.정사유(正思惟)로서 올바른 생각을 위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치에 맞게 생각해 탐진치로서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어렵고 불행에 처한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아가려는 보살의 마음인 자비희사(慈悲喜捨)를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그렇게 살아도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면 집중이 잘 안된다면서 보시를 통한 팔정도의 자비희사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상락스님은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바른 직업을 갖는 정정진 (正精進)의 올바른 노력을 하고 불자로서 정념(正念)의 올바른 정신과 생각으로 사념을 버리고 항상00 정신을 집중시키더라도 때론 집중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면서 팔정도의 정정은(正定) 바르게 집중한다는 말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삼매(三昧)에 드는 수행법이다. 이는 정념이 더욱 깊어진 상태로서, 정념의 성취로 몸과 마음의 조화가 이루어져 통일된 마음을 갖는 경지이다고 말했다.
 
박영수 씨가 지난 11일 창원 상남초교에서 무상급식으로 학생들에게 짜장면 300그릇을 봉사하는 현장을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이 방문 격려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