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 외

보운스님 번역 / 혜안

연기설과 대승사상 조화

붓다 당시 갈마이해 도움

인도 근본불교의 율장이 완역돼 소개됐다. 용주사박물관장 보운스님이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를 번역해 출간한 것. 당나라 태종 때 삼장법사로 명망이 높던 의정스님이 인도 나란다대학을 수학하고 한문으로 번역한 율장을 다시 보운스님이 번역해 소개한 것이다.

갈마란 불교의 의사결정 수단이다. 포살이나 자자와 같은 규칙적인 행위와 더불어 새로운 결정사항이나 논쟁이 발생할 경우에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는 회의를 의미한다. 보운스님은 “승가의 행위 하나하나는 부처님의 법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데서 비롯해야 한다. 부처님의 법과 율에 타당한가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피는 갈마를 통해 계율을 실천할 때 수행을 올바로 닦을 수 있다”며 이 책 번역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 책은 크게 출가에 대한 갈마, 사리불과 목련존자를 제도한 인연 내용, 안거의 방법과 재가인이 계율을 어길 때 받는 과보 등으로 구분된다. 첫장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에서는 출가를 통해 처음 받는 삼귀의계와 사미계, 식차마나니‧필추계의 작법을 상세하게 전한다. 이같은 계율을 통해 승가의 위의를 갖추며, 대중의 화합과 장정을 설명하고 있다.

2장 출가사는 인도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부처님의 탄생, 사리불과 목건련의 출가와 전법과정을 밝히고 있다. 두 존자의 구도행은 정법을 찾은 여행이었다.

“그릇된 견해는 옳은 말이 아니며, 정으로 즐거워하는 것은 하열한 법이니, 옳은 가르침이 만약 이와 같다면, 그릇된 법은 마땅히 무엇이라 말하겠는가.” 출가를 결심한 구리다와 오파서는 신통을 갖췄다는 육사외도를 찾아가 법에 대해 물었다. 논쟁을 통해 육사외도의 가르침이 그릇된 도에 머물러 있음을 알고 “빈그릇을 두드리는 것과 같다”며 다른 스승을 찾아 떠난다. 결국 석가모니 부처님을 만난 구리다와 오파서는 진정한 법을 만나 제자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바른 제도와 법에 대해 부처님과 대화를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3장은 안거에 대한 이야기다. 우안거를 하는 방법과 안거를 할 때 발생하는 일에 대한 대처방법, 안거를 하면서 결계를 벗어나는 인연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다.

이어 4장에서는 억이 존자를 통해 지역특성에 맞게 가죽을 사용하고 신발을 사용할 수 있음을 설하며, 재가불자가 계율을 설할 때 받는 과보 등을 세세히 이르고 있다. 또 안거를 마치고 유행하면서 간편하게 입는 옷인 갈치나의 짓는 법과 보관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분율>을 중심으로 갈마의 많은 부분을 정하고 있다. 보운스님은 “사분율에서는 많은 부분이 생략돼 있고, 추상적인 번역이 많다. 이 책은 초기불교의 연기설과 대승사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부처님 당시의 갈마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운스님은 중앙승가대학 문학박사를 거쳐 계율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2교구본사 용주사 박물관장 소임을 맡고 있다. <살바다부비니마득륵가> <살바다비니비바사> 등 계율 관련 서적을 주로 번역해 소개하고 있다.

[불교신문3105호/2015년5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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