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교수, 월정사·대각사상硏 세미나서 논문 발표

수행·교육·사회 등 분야에서

비교분석 연구…정체성 추출 

한국 근현대 불교에서 큰 족적을 남긴 용성스님과 한암스님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스님)와 대각사상연구원(원장 보광스님)은 지난 4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용성과 한암, 그 지성의 원류를 찾아서’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두 스님의 수행과 사상 뿐 아니라 한암스님의 계율인식, <용성선사어록>의 선사상적 의의, 백용성 스님의 율맥 성격 등 다양한 주제로 총 9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기존의 개별 문중 중심의 연구가 아닌 같은 시대를 함께 한 스님들을 조망한 새로운 관점의 세미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수행과 교육, 역경 및 출판, 종단과 사회 등의 분야로 나눠 두 스님을 비교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용성스님과 한암스님은 수행과 사상분야에 있어서는 유사했지만, 사회활동에서 용성스님은 적극적인 행보를, 한암스님은 은둔적인 행보를 걸어갔다.

김 교수는 “용성은 승속을 불이(不二)의 관점으로 인식하고 이를 실천했으며 현장 실천형의 고승이자 선구자적인 지성인이었다”면서 “그러나 한암스님은 수행의 도덕성과 깨달음의 일상성을 강조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은 불교를 진리라 여겼지만 진리 구현에 있어 용성은 사회활동을 통해, 한암스님은 은둔수행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질성이 두드러졌다. 용성스님은 스님과 신도를 함께 고려하는 행보를 걸어갔다면, 한암스님은 오직 스님 중심의 교육활동을 전개했다. 김 교수는 “두 인물의 특성과 비교를 통해 정체성을 추출하고자 했다”며 “고승 스님들의 비교연구에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김종인 경희대 교수는 ‘백용성의 근대와의 만남과 불교개혁 운동’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20세기 초 권상로, 박한영, 백항명 등 불교개혁을 내세운 이들이 많지만 대부분 이론 개진에 그쳤다”며 “백용성은 한글 의례문을 만들고 현대화 하는 등 불교를 근대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백용성은 20세기 초 한국불교에서 가장 근대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상하 한국고전번역원 교수는 한암스님의 선(禪)사상을 재조명했다. 한암스님은 계·정·혜 삼학을 두루 갖춘 한국불교의 사표이자 선사(禪師)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분이다. 이 교수는 “한암스님의 사상은 오늘날 삶 속에 실천할 수 있는 한국불교 전통 수행법으로 재조명돼야 마땅하다”며 “현재 갖가지 수행법이 난무해 전통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스님을 조명하는 것은 한국불교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백용성 율맥의 성격 및 전개’, 김호귀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용성선사어록>의 구성 및 선사상적 의의’, 능인불교대 교수 자현스님이 ‘<계잠>의 분석을 통한 한암의 선계일치적 관점’ 등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불교신문3103호/2015년5월6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