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주 조계종 교정교화전법단 지원단장

 

힘든 시기에 접한 신문 통해

불교 접한 뒤 교화활동 전개

17년 교화활동 든든한 도반

‘나에게 왜 이런 일이’라며 답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던 가운데 우연히 불교신문을 접하게 됐다. “삼일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의 탐물은 하루아침 이슬과 같다네(百年貪物 一朝塵 三日修心 千載寶)”라는 <초발심자경문>의 한 문구가 눈에 들어 왔다. 어려움에 처한 저에게 큰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인연으로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들고 공부를 하게 됐다. 칠불통게(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와 불교의 실천덕목인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등 주옥같은 가르침을 통해 모든 것이 남이 아닌 내 탓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춘천교도소와 인연을 맺게 됐다.

지난 1999년 조계종 포교사로 품수한 뒤 일본 도쿄 소재 반야사(般若寺) 상임법사로서 관동지구 포교활동을 하면서 한 달에 두 번씩 일본과 춘천을 오가며 2년을 보냈다. 귀국 후에도 2007년까지 춘천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5년부터 서울구치소 최고수 생활 및 교리 지도를 하고 있다. 현재 조계종 전문포교사로서 포교사단 서울, 인천경기지역 교정교화팀과 교정교화 전법단 산하 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교정교화전법단에서는 열악한 교정기관의 법회와 교리를 지원한다. 수용자들이 정기법회를 봉행할 때 필요한 법요집을 발행한 뒤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 소년원 등에 보급하고 있다.

처음 불교를 공부하면서 아픈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장 필요한 곳은 교정기관의 수용자라고 생각하며 원(願)을 세우고 활동을 시작했다. 그 마음이 무주상 보시의 마음을 거쳐, 포교사와 불자의 사명으로 바뀌게 됐다. 만남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내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러 가는 것이며 오탁악세에 물든 내 삶에 대한 점검이자 업장소멸을 위한 것이라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

나의 활동은 누구를 위한 봉사가 아닌 내 삶의 일부분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상이며, 수용자는 남이 아니라 내 부모, 형제, 자매이며, 출소를 하면 이웃사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배를 타고 풍랑을 헤쳐 나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업(業) 즉, 공업(共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기에 좋은 음식과 용품을 대하면 역행보살, 지장보살, 관세음보살의 화현으로 수용자를 떠올리게 되고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다.

교정교화는 수용자 입장에서 함께 하는 원력(願力)과 전문성을 갖춘 자격 있는 스님과 포교사가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소통하고, 현 시대에 맞는 법문과 교리에 대한 동영상과 자료를 공유하면서 보급하고 활동하는 데 비용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한정된 시간 속에서 진행되는 법회나 교리를 통해 수용자들에게 전달되는 가르침도 중요하지만, 현장감 있는 불교계 소식과 현실에 부합되는 가르침을 전해주고, 늘 옆에 두고 볼 수 있는 불교신문은 교정시설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불자로서 교정교화 활동을 한 지 이제 17년차. 그동안 열악한 여건과 재정난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로 수용자와 약속한 일정, 시간에 한 번도 늦거나 빠짐없이 이어 올 수 있었음에 늘 감사하면서 죽어서도 지옥중생과 함께 하는 인연이 이어진다면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불교신문3101호/2015년4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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