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 5월14일~8월16일 ‘불전장엄’ 특별전

안성 칠장자 원패 

“붉고 푸른 장엄한 광채는 사람을 황홀하게 하였다.” 서산대사가 금강산 도솔암 극락전을 장엄했던 탱화를 보고 기록한 내용이다. 불국토를 형상화해 조성된 불전에는 불보살상 외에 후불탱화를 비롯해 다양한 의식구와 공양구들로 채워졌다.

오랜 세월동안 법당을 장엄하던 불전장엄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오는 14일 오후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16일까지 3개월간 ‘불전장엄(佛殿莊嚴), 붉고 푸른 장엄의 세계’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보물 1798호 흥국사 소조석가여래좌상, 보물 1397호 영국사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7점의 보물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현존하는 불패 가운데 유일한 조선 전기작인 안성 칠장사 원패를 비롯해 불단을 덮었던 길이 4m에 달하는 순천 선암사 용문자수탁의(龍紋刺繡卓衣) 등 불전을 장엄하던 성보 143점을 친견할 수 있다.

특별전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는 ‘부처님을 모신 집 불전(佛殿)’ 두 번째는 ‘불세계를 장엄하다 불전장엄구(佛殿莊嚴具)’ 세 번째는 ‘불전의 확장 야외의식법회’이다.

첫 번째 전시장에서는 불전의 의미와 구성을 이해하고 삼단의 체계와 관련된 불화들이 전시된다. 불전은 부처님을 봉안한 곳으로, 사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전각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비로자나부처님을 주불로 하는 대적광전,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극락전, 약사여래가 모셔진 약사전 등이 대표적이다.

불전 내부는 삼단으로 구성돼 있다. 불보살을 모신 상단, 명부 혹은 신중을 모신 중단, 영가단인 하단 등으로, 이 같은 구성은 15세기 조선전기에 발간된 <진언권공>에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는 상단에 모셔진 흥국사 소조석가여래좌상과 영국사 영산회상도 외에도 중단에 봉안됐던 지장시왕도, 삼장보살도, 하단을 장엄하는 감로도 등이 전시된다.

진주 청곡사 명경대

두 번째 전시장은 다양한 불전장엄구와 장엄구들마다 갖는 의미를 알 수 있는 코너다. 상단 불상 좌우에 세워진 불교 패를 비롯해 불성을 비춘다는 뜻의 명경(明鏡), 발원문이나 소문을 넣어둔 소대(疏臺), 불단 덮개로 쓰이던 탁의(卓衣) 등이다.

특히 안성 칠장사 원패는 현존하는 유일의 조선 전기 원패로, 가운데 비워져 있어 시대마다 다른 원을 써 붙인 것을 알 수 있다. 진주 청곡사 명경대는 1m 내외로 불단 양 끝에 세워져 있던 것이다. 중요민속문화재 244호인 순천 선암사 용문자수탁의는 조선 후기 조성된 것으로 야외의식 때나 실내 불단을 가릴 때 사용한 것이다. 폭 1.2m, 길이 4m에 달하는 탁의는 용문양의 자수가 뛰어나다.

수륙재 같이 야외에서 열린 법석 때 사용된 불화와 번, 연(輦)도 전시된다. 남양주 불암사 감로도와 안동 봉황사 오방제위, 사직사자도, 문경 대승사 칠여래 사보살도, 밀양 표충사 불연 등이 대표적이다.

불교중앙박물관 사무국장 도성스님은 “불교공예품을 대표하는 불전장엄구를 총체적으로 모아 전시한 것은 이번 특별전이 처음”이라며 “다양한 장엄구들을 정리하고 의미를 새겨보는 자리에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령 수도사 감로도 사진제공=불교중앙박물관

 

순천 선암사 용문자수 탁의.

[불교신문3104호/2015년5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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