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위한 국제학술회의 현장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각 분야 유산 전문가 초청해
종교유산의 보편적 가치 조명

한국의 전통산사는…
자연과 조화하는 유기적 배치
수행 예배 생활 등 측면에서
그 기능이 지속되면서
기록 무형유산 유물 등 보유

<사진설명>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는 지난 24일 마곡사 연화당에서 세계 각국의 종교 유산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한국의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국 전통사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는 24일 제6교구본사 마곡사 연화당에서 ‘한국의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로 문화유산 등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회) 종교 유산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미 세계유산에 등재된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유산의 역사적 배경과 종교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및 세계유산 등재 후 현황 등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구오 짠 이코모스중국위원회 부위원장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교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개관’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구오 짠 부위원장은 “불교 유산은 그 수준과 창조 방식에 있어 거의 모든 보편적 가치(OUV)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효과적인 보존관리와 특정 수준의 완전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종교적 전통과 현실적인 기능을 지속시키면서 문화유산의 원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고 역사에 대한 신뢰성 있는 기록을 남기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유산으로서 불교유적의 특성과 관련해 종종 역사적 건축물의 복원에 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며 “균형 잡힌 개념과 태도를 유지한다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오 짠 부위원장은 학술회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연환경과 일체화 되어 전각을 자유롭게 배치한 공간적인 부분이 인상적”이라며 “중국불교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로 승화시키면서 동시에 여러 불교국가들과의 교류 흔적도 남아있어 세계 유산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산보존을 위한 유대적 개념’을 주제로 발표한 마이클 터너 예루살렘 베자렐 예술아카데미 교수는 “종교유산은 신성한 영역으로 세계문화의 전통과 다양성을 대표한다”며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산 중 20%는 종교유산이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종교유산은 인간의 삶과 정신적 본성을 중시하며 이는 종교유산의 진정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해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국 전통산사의 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한국사찰의 독창적 가치를 짚었다.

이 교수는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에서 요구하는 진정성 및 완전성을 충족시킨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연속유산으로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하는 7개 산사들은 모두 6~7세기 창건됐지만,17~18세기 현재 모습으로 정착해 지금까지 진입ㆍ예배ㆍ수행ㆍ생활ㆍ지원 공간 등이 완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재보호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에 의해 보호, 관리되고 있어 유산의 원형에 맞지 않는 건축물이나 지형이 훼손되지 않아 현재 가람 형태로 형성된 역사적 층이 잘 남아있다.

이 교수는 “산지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 덕에 현대적 개발에 한 발 떨어져서 아직까지 종교시설로서의 성스러운 분위기와 느낌을 간직한다”며 “각종 사지, 회화작품, 석조물, 불상 등을 통해 시대적 층위와 특징을 다양한 형태의 유산으로 보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티락 위제싱허 스리랑카 문화부 고고학 연구원이 스리랑카 불교사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보존관리, 샤리프 샴즈 이몬 이코모스 방글라데시위원회 위원장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슬람유산의 가치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회의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총무원 문화부장 혜일스님이 대독한 개회사를 통해 “한국 전통산사 7곳은 현재까지 유무형 문화유산의 전통이 계승되고 있는, 자연과 나와 깨달음이 하나가 되는 수승한 유산”이라며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전통산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오는 10월에는 '불교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열 예정이다.

2013년 12월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양산 통도사 등 7개 사찰이 ‘한국의 전통산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4년 8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위원장으로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회의의 심의를 거쳐 올해 3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추진위는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유네스코 현지 실사를 거친 뒤, 2018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유네스코 유산은 총 1007개이며 그 중 30여개의 유산이 불교유산이다. 대부분 한·중·일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분포돼 있다.

이코모스 종교 유산 관련 전문가들은 학술회의에 앞서 23일 마곡사 주요 전각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불교신문3101호/2015년4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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