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용 이사ㆍ박수호 교수, 포교원ㆍ불광연구원 공동포럼서 제기

개인생활 종교중요성 묻는 질문에
개신교 90%,  불교인 59%에 그쳐

주1회 이상 종교의례 참여율
불교 6%에 불과…개신교는 80%

개인성찰ㆍ수련 관심 없다는
불자 응답자 58%에 달해

불자다운 신행 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제기 필요

이웃종교인에 비해 불자들은 종교적 신념과 불자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의 생활 속에서 종교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는 90%, 가톨릭은 8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불교인은 59%로 낮은 응답율을 보였다.종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지난 3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특히 불교인의 하락 폭이 컸다.

또한 불교수행이나 교리공부에도 불교인들의 관심도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인 가운데 48%는 전혀 경전을 읽지 않으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사람은 11%에 그쳤다.

주 1회 이상 종교 의례 참여율의 경우에도 불교인은 6%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개신교인은 80%, 천주교인은 59%가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개신교인의 십일조 이행률은 1980년대 38%였지만, 2014년에는 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는 오늘(4월16일) 오후, 조계종 포교원과 불광연구원이 공동으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 종교지형의 변화와 불교의 미래’를 주제로 연 공동포럼에서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에 의해 밝혀졌다. 윤 이사는 1984년부터 지난 30년 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변화를 비교한 보고서 <한국인의 종교>를 토대로 불교 미래와 대응책을 모색했다.

이날 윤 이사는 “불교인이 시주하거나 절에 가는 것은 연례행사로 나타나고 있다”며 “조직종교로서의 합리성과 효율성이 크게 뒤지는 등 내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이사는 “불교는 10년 전 조사에서 한국종교의 성장을 주도한 종교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불교인구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불교가 신도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환경이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이사에 따르면 불교는 2002년부터 템플스테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종교 인구 증가에서는 거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윤 이사는 “2002년 연인원 100만 명을 넘어서는 템플스테이 참여자에 비하면 이번 불교인구 비율 감소는 의외”라며 “스스로 찾아온 신앙대중들을 수용하지 못한 원인이 어디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이사는 세속 사회와 교감을 확대하는 한편 조직 운영의 합리성을 강화하는 내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이사는 “한국 종교들이 더욱 사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종교 활동에 시민적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권 종교들이 사적(私的)인 신앙만 고집한다면 종교는 시민의 삶과는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수호 덕성여대 지식문화연구소 연구교수도 불자들의 정체성과 신행활동에 문제점이 있다고 제기했다. 박 교수는 2014년 한국 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조사 결과’ 가운데 불교편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불자들 가운데 마음수련에 참여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71%, 개인적 성찰이나 수련에 관심이 없다는 불자 응답자는 58%에 달했다. 특히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불교의 기본사상인 해탈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한 불자들은 46%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불자들의 신심이나 신행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불자로서 정체성이 있는지, 불자다운 신행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불교는 앞으로 어떻게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할 것인가. 이같은 주제를 두고 토론자로 참여한 고명석 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 박경준 동국대 교수 등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박경준 동국대 교수는 “불교계는 ‘일일신행점검표’ 등을 활용해 불교 신도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방안과 수행지침을 제시해야 한다”며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포교운동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찰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찰운영위원회’를 활성화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종단에서 제시하는 거시적인 포교정책과 단위사찰에서의 포교 전략이 함께 가기 어려울 정도로 갭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왔다”며 “이번 포럼 자료도 교구나 단위사찰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불교의 가장 큰 과제는 신망과 자질을 갖춘 수행자의 확보”라며 “효과적인 신도교육과 사회적 지지기반 확보, 수행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명석 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개선 방법 가운데 하나로 불교식 장례문화 정립 및 전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 연구원은 “불자들을 대상으로 ‘장례식을 어떤 형태로 치르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68%가 불교식, 27%가 유교식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유교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교식 문상의례, 불교식 상차림, 불교식 장례절차가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99호/2015년4월22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