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찬불가의 효시는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이다. “어두운 밤 하늘을 밝히는 달이 온 강산을 비추는 것처럼 부처님의 가피가 온 세상의 백성을 보살핀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찬불가는 전통적으로 불교의식에 쓰이는 의식찬불가와 창작찬불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전통불교의식의 찬불가는 범패를 비롯하여 화청, 그리고 평소에 스님들이 부르는 염불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의 찬불가는 모두 새로 창작된 찬불가이다. 이러한 창작 찬불가가 대중에게 다가온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창작 찬불가는 기독교의 찬송가 보급이 절대적으로 자극제가 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저들은 성경책과 더불어 찬송가를 옆에 끼고 교회에 간다. 단 한권으로 된 신구약 성경책과 통일 찬송가는 저들의 교세 확장에 교두보가 되었다.

종단 표준 찬불가 선정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막상 법회에서 의식곡 외에

다른 찬불가를 정할 때

망설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라도 ‘표준 찬불가’를

제정 공표하여야 한다

우리 불교도 단 한권으로 된 ‘불교성전’이 나온 지 오래지만, 이의 보급을 적극 널리 확장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방대한 불교경전과 교리를 단 한권에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한 겨자씨 안에 온 세계를 본다고 말하고 있지 않나. 늘리고 줄임, 축약에 자유자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대중을 위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애민심(哀愍心)과 결단심(決斷心)은 절대 부족하다.

금차에 ‘불교음악원’ 설립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종령을 제정한다고 한다. 봉은사에 소재를 두고 전통 불교의식에서 찬불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교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문교육시설이라 한다. 이 자리에서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것은 아니나, 실제 포교 현장에서 피아노 반주자조차 구하기 어려워서 쩔쩔 매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국악합주단의 구성은 요원한 이야기로 들린다.

창작 찬불가가 제작, 보급된 지 수십 년, 그 곡도 수백 곡이 족히 넘는다. 이제는 크게 대중화되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종단 차원의 표준 혹은 통일 찬불가 선정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막상 법회에서 의식곡 외에 다른 찬불가를 정할 때 망설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너무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표준 찬불가’를 제정, 공표하여야 한다. 법요집도 이제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각 직장직능별, 병원법당, 교정교화, 국군법당, 경찰법요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내놓고 있지 않는가.

표준 찬불가 선정은 앞으로 다양한 법회의 찬불가 작업도 활성화시킬 것이다. 일요법회 때 찬불가가 차지하는 무게는 결코 적지 않다. 노랫말 속에 이미 훌륭한 법문의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고, 어떤 큰 스님의 법문보다 오히려 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1998~1999년으로 기억된다. ‘통일 찬불가 제정위원회’를 결성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저작권의 문제와 각 불교음악인 단체들의 이익이 상충되어 진전을 시키지 못했다 한다. 이제는 더 미룰 수가 없다.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짚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을 찾아야 한다.

또한 작사, 작곡가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머리를 맞대고 불법 홍포를 위하고, 불은(佛恩)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불교음악원의 설립의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표준 찬불가 제정위원회’를 꾸려 대중이 보다 더 많이 부를 수 있는 정선된 곡을 선정하여 찬불가를 널리 일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3096호/2015년4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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