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취미로 만나 양서 읽고

정보를 나눠가는 ‘독서 모임’

 

‘붓다와 떠나는 책여행’ 비롯

니련선하원ㆍ불교심리치료학회 등

다양한 불서 읽기 모임

 

인터넷에 감상문 올리며

책에 대한 정보 교류

2010년 11.9권, 2012년 10.8권, 2014년 9.2권.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독서량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영향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미국 월평균 6.6권(연간 79.2권), 일본 6.1권(73.2권)과 비교할 때 너무 차이가 난다. 월간 유심 홍사성 주필은 “지하철을 타면 신문이나 책을 읽은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 휴대전화를 쳐다보고 있다보니, 책을 펼쳐들면 오히려 이방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검색을 하자 “어릴때 독후감 쓰기에 치중하는 교육탓에 성인이 되면 책과 멀어진다” “책 말고도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다” “비싸게 주고 책을 구매해야 하는데 반해, 지나치게 책이 많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책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읽는 것이다”는 의외의 답변들이 쏟아졌다.

책을 가까이 하면 사회적 관계가 멀어지는 느낌을 받고, 어떤 책을 읽을지 판단이 막막할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독서읽기모임을 통해 같은 취미의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도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독서읽기모임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마다 불서독서모임 ‘붓다와 떠나는 책여행’ 모임이 열리는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았다. 

지난 3월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회의실에서 정기 불서읽기 모임을 갖고 있는 ‘붓다와 떠나는 책여행’ 회원들.

불교 독서모임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붓다와 떠나는 책여행’ (cafe.naver.com/mahasariputta)이다. 북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이미령 전 동국역경위원과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주축이 돼 지난 2004년 9월 발족한 이 모임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좋은 불서를 소개하고, 매주 정기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전국 21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적극 활동하는 회원도 240여 명에 이른다.

오프라인 모임인 수요일 책 강독회는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평균 10여 명이 참석하는데, 이미령 씨가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다함께 합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3개월에 한권 정도의 책을 읽게 되는데, 책은 주로 이미령 씨가 선정하고 있다. 분야는 불서. 하지만 경전에만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선방일기> <불교학개론 강의실> <번뇌업고통> <역사 속의 한국불교>를 시작으로 인문, 에세이 등 다양한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있다. 이미령 씨는 “함께 모여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고, 독서모임에서 읽는 책 이외에도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된다”며 “2004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80여 권의 책을 읽었다. 단순히 불서 뿐 아니라 비교종교학, 인문학 등 다양한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책의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된다”고 독서읽기모임의 필요성을 말했다.

오프라인 모임은 온라인으로 이어진다. 감상문이나 서평 등을 각각 카페에 올리는 것. 카페에서는 또 책을 서로 빌려주는 코너와 좋은 불서 소개, 신간 소개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책 돌려보기’ 코너에서는 불서 가운데 절판되거나 구하기 어려운 책과 관련된 정보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불서는 불교입문, 교리서, 수행안내문, 문화소개서 등 세부적 분류를 통해 회원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서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신간소개 코너에는 교계 출판사들이 올린 신간 관련 정보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모임을 지도하는 이미령 씨는 “많은 사람들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불서 관련 정보를 얻을수 있도록 상당부분의 코너를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매주 불서읽기 모임 회비도 회의실 대여료와 간식비 정도만 받고 있다. 누구든지 참여해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모인 모임이란 의미의 불력회는 서울 종로3가 아미타사에서 매월 첫째, 셋째 목요일에 독서모임을 갖고 있다. 1999년 시작해 법정스님과 틱낫한ㆍ법륜스님 등의 책을 함께 읽으면서 수행을 겸하고 있는 단체다. 다음카페에 모임방을 개설했는데, 이를 통해 좋은 불서와 신간을 소개하고 있다.

정운스님이 이끄는 니련선하원은 700여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모임이다. 2003년 시작해 불서는 물론 소설과 인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있다. 이 모임은 돌아가면서 발표문을 작성해 읽고, 감상문을 카페에 올리면서 불서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명상가인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서적을 읽는 모임도 있다. 네이버 카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서울모임(cafe.naver.com/jdkrishnamurti)’은 매월 서울 신촌에서 모임을 갖고 크리슈나무르티 관련 서적을 읽고 명상을 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도 수년 전부터 책읽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는 이 학회는 매월 첫째주 목요일에 서울 상도선원에서 모임을 갖고 책을 읽고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명상과 심리에 대한 책을 주로 선정해 읽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진화심리학-마음의 기원> <사로잡힌 뇌, 강박에 빠진 사람들> <MBCT-8주 나를 비우는 시간> <나를 위한 기도, 셀프컴패션> 등을 다뤄왔다.

일본의 불교서적을 주로 탐독하는 ‘일본불교사독서회’도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 김호성 교수가 주도하는 이 모임은 <인물로 보는 일본불교사>를 비롯해 일본 불교서적 번역본을 주로 읽고 독후감을 온라인 카페에 올리도록 하고 있다. 다독가로 알려진 해남 일지암 법인스님은 “하루에도 수 백권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어떤 책을 읽을까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지인들의 추천이 책을 고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먼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소개하는 책은 대부분 충분히 읽을 가치를 느낀다”고 독서모임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불서모임과 더불어 일반인들의 독서모임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다음카페의 경우 문학/예술 카테고리에서 독서 분야 동아리를 검색하면 1만9300여 카페가 나온다. 이중 1000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지역별 모임도 적지 않다. 주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찾아보자. 좋은 도반은 내 습관을 바르게 이끌기 때문이다. 또한 정서가 더욱 풍부해지고, 지혜롭게 사회를 살아가는 힘이 책에 담겨 있다.

[불교신문3093호/2015년4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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