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보배연못과 팔공덕수

그 연못에 목욕하면 정신이 열리고

상쾌하여 마음의 때가 말끔히 씻겨

“집착하고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본문: 극락세계에는 일곱 겹으로 된 난간과 일곱 겹의 나망(羅網)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는데, 금·은·청옥·수정의 네 가지 보석으로 눈부시게 장식되어 있다. 극락세계에는 또 칠보로 된 연못이 있고, 그 연못은 여덟 가지 공덕이 있는 물로 가득 찼으며, 연못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다. 연못 둘레에는 금·은·청옥·수정의 네 가지 보석으로 된 네 개의 층계가 있고, 그 위에는 누각이 있는데, 금·은·청옥·수정·붉은 진주·마노·호박으로 찬란하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그 연못 속에는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피어, 푸른빛에서는 푸른 광채가 나고, 누른빛에서는 누른 광채가, 붉은빛에서는 붉은 광채, 흰빛에서는 흰 광채가 나는데,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롭고 정결하다. 사리불이여, 극락세계는 이와 같은 공덕장엄으로 이루어졌느니라.

해설: 경(經)의 이 부분은 극락의 청정성을 설명하고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계는 탐욕이 있는 욕계, 형상이 있는 색계, 형상은 없고 의식만 있는 무색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 극락도 형상이 있으니 색계가 아닌가 의심할 수 있는데 형상이 있기는 하지만 형상에 집착하고 오염되지 않으므로 비색계(非色界)요, 의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형상도 있기 때문에 비무색(非無色)의 세계이다.

법장스님 48원 중 27번째, “제가 부처가 될 적에 그 나라의 중생들과 일체 만물은 정결하고 찬란하게 빛나며, 그 모양이 빼어나고 지극히 미묘함을 능히 칭량할 수 없으리니, 만약 천안통을 얻은 이가 그 이름과 수효를 헤아릴 수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하는 소수엄정원(所須嚴淨願)이 성취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엄이 펼쳐진다.

극락은 황금으로 된 평평한 땅으로 덮여 있는데 보배로 된 가로수가 줄지어 하늘에 닿을 듯 서 있다. 아름다운 색을 띤 연꽃이 여덟 가지 공덕물이 가득 찬 연못에 피어있고, 연못 옆 누각은 칠보로 장엄되어 있다. 이렇게 형상을 보이지만 형상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니 청정한 세계이다.

특히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는 팔공덕수(八功德水)는 <무량수경>에 “청정하고 향기로운 맛은 마치 감로수와 같으니라”라고 했다. 극락사람들이 발을 씻으려고 연꽃 향기가 가득한 연못에 발을 담그면 연못물이 저절로 발목을 적신다. 무릎, 가슴, 목을 씻으려는 마음만 먹으면 그에 맞게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빠져죽을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 따스했으면 하는 순간 따스해지니 온도도 자동조절이다. 다 씻고 나면 자동으로 연못물이 낮아지고 본래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연못에 목욕하면 정신이 열리고 몸이 상쾌하여 마음의 때가 말끔히 씻긴다. 마음대로 이루어진다. 이게 무슨 말씀인가.

불교는 마음대로 다 이루는 종교이다. 불교는 한계상황에 갇힌 종교가 아니라 영원성으로 이루어진 종교이기에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이룰 수 있도록 이미 장치가 되어 있다. 복을 구하면 누구나 복을 받을 수 있다. 복을 달라고 하면서 복 받을 공덕을 짓지 않는 자신이 문제일 뿐이다. 공덕을 짓지 않고는 깨침도 없다. 또 집착하고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이미 극락이 펼쳐져 있는데 가지 못하는 것은 보살행을 멀리하고 악업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갈 수 없는 것이다.

[불교신문3093호/2015년4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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