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선정한 ‘이달의 스승’ 12인 가운데 스님이 있어 이목을 끈다.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16년 2월의 스승으로 이시열 선생(운허스님)을 선정했다. 운허스님(1892~1980, 사진)은 만주에서 '이시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평생을 독립운동과 역경사업에 헌신했다.

운허스님은 1892년 2월25일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 신민회 계열의 국권회복을 위한 항일비밀청년단체인 대동청년당(大同靑年黨)을 조직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05인 사건으로 만주에 망명한 뒤에는 동창학교(東昌學校)를 설립하고 교사가 돼 동포 자제들에게 독립사상을 고취하는데 앞장섰다.

1919년에는 독립운동단체인 한족회 창립에 기여했으며 기관지인 한족신보 주필로 활동, 애국민족사상을 고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동창학교와 일신학교, 배달학교 등에서 근무하며 교육구국운동에도 헌신해왔다.

운허스님은 불교의 대중화와 생활화에 걸림돌이 됐던 한자 경전을 한글화하는 역경사업에도 평생을 바쳤다. 운허스님은 1921년 일본경찰을 피해 강원도 회양군 봉일사(鳳逸寺)에 은신했다가 그해 5월 강원도 고성군 유점사에서 경송(慶松)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26년에는 청담스님과 함께 전국불교학인대회를 개최했으며 1961년에는 국내 최초로 <불교사전>을 편찬, 1964년에는 동국역경원을 설립해 초대 원장을 지냈다. 스님은 남양주 봉선사에 주석하며 한글 대장경 편찬 사업에 매진했다. 경전 번역을 평생의 원력으로 삼아 정진했던 운허스님은 1980년 11월18일 봉선사에서 세수 89세 법납 59세로 입적했다.

사단법인 운허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지환스님은 “운허스님은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서며 나라 발전과 조국 해방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이자 그 자녀들을 가르쳤던 교육가이기도 했다”며 “근대교육 발전에 기여한 운허스님의 공적을 기리고 후세의 귀감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올해 처음 제정한 ‘이달의 스승’ 사업은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귀감이 될 만한 교육계 인사를 매달 1명씩 1년간 12명을 뽑아 해당 인물 포스터와 교육자료를 전국 초중고교에 보내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우리나라 근대교육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대상으로 국민 온라인 추천과 역사학계 인사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2월16일 ‘이달의 스승’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 발표 후 운허스님(이시열), 김교신, 안창호, 주시경 선생 이외의 8명에게 친일 행적이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이달의 스승’ 사업은 지난 3월22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달의 스승' 홍보 포스터. 사진=교육부 제공

[불교신문3094호/2015년4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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