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석문 탁본 조사 보고서

(경상북도Ⅰ)’ 발간 의미

한국학 모든 분야에 필요한

현존 금석문 자료 집대성

 

지난해 경북 중요 금석문

40여 점 대상으로 진행

올해는 60여점 탁본 계획

청도 운문사 설송대사비 앞면 명문 탁본 자료.사진제공=불교중앙박물관

우리나라에 현존하고 있는 금석문 자료의 집대성을 목표로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스님)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에 대한 첫 결과물이 나왔다. 경북지역 중요 금석문 문화재의 현황과 탁본 자료를 종합 정리한 <금석문 탁본 조사 보고서>(경상북도Ⅰ)가 바로 그것이다. 불교중앙박물관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4년 시행한 이 지역 금석문을 탁본하고 유물현황과 관리실태, 주변 환경 등을 종합 정리한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번 금석문 탁본조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탁본 사업이후 사실상 전국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사업이다. 쇠나 돌 등에 새겨진 금석문 자료는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를 비롯한 한국학의 모든 분야에 필요한 1차 사료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금석문 조사는 개인이나 몇몇 단체에서 산발적이고 부분적으로 이뤄져왔을 뿐, 자료를 총망라해 정리하고 활용 가능한 자료로 모은 적은 역사적으로 한 차례도 없었다. 이번 보고서는 역사적인 사료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금석문 자료를 한 자리에 모으는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석문을 탁본하는 모습.사진제공=불교중앙박물관

비문을 새긴 비석 몸체가 훼손돼 현재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유물들도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안동 임동면에 있는 봉황사 사적비(비지정)는 사찰 연혁과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금석문 자료로 1813년에 세워졌다. 그러나 이 비는 오랜 시간 동안 사찰 인근 개울가에 방치돼 있었다. 다행히 전체적으로 큰 손상은 없지만 비신 표면이 훼손돼 비문의 정확한 내용을 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석질 강도가 약한 사암 재질이어서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아 마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포항 천곡사 사적비(비지정) 또한 비신 전면이 마모돼 일부분의 글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1689년 만들어진 이 비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사찰을 창건한 내용과 사찰의 충창, 쇠락의 역사적 사실 등이 새겨져 있는 중요성보이다.

현재 우리나라 금석문 자료는 1만2000여 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4년 금석문 탁본 조사는 <2013 금석문 조사 총람집>에 수록된 경북 지역 1204개 금석문 목록 가운데 자문위원회 자문을 통해 보물 제251호 칠곡 선봉사 대각국사비 등 경북에 있는 중요 금석문 40여 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불교 석문이 30개, 일반 석문이 10개이다. 올해는 60여 점을 탁본할 계획이다. 불교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대상 유물은 역사적 중요성을 갖춘 것 가운데 탁본이 미흡하거나 관리 부실로 급격한 훼손이 우려되는 유물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더 이상의 명문이 훼손되기 전에 탁본을 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 금석문 탁본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흥선스님(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의 주도 아래 진행됐다. 조사를 통해 가치 있는 금석문으로 판단될 경우 문화재로 지정하는데 대비할 수 있는 자료수집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불교중앙박물관은 “현존하는 금석문은 대부분 별다른 보호 없이 야외에 노출돼 있다”며 “금석문이 훼손됐을 때 잘 정리된 자료는 복원 자료로 활용 가능하므로 금석문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조사해 보존과 관리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탁본 조사 결과물을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의 누리집(http://gsm.nricp.go.kr)에 탑재해 온라인으로 대국민 서비스하고, 탁본 원본은 전시와 교육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불교신문3091호/2015년3월2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