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올해도 8곳

“50%로 합시다.” “그건 곤란합니다. 저희 사정도 있으니 30%로 해주시면 어떨까요.”

지난 11일 미얀마 바간에 위치한 낫빠린 마을.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미얀마 바간 낫빠린 마을 대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월주스님은 손가락 4개를 펼치며 “그렇다면 40%로 하자”고 말하자, 마을대표는 “오케이 오케이”를 연발했고 마을주민들도 박수를 치며 크게 기뻐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모두 4곳의 식수지원사업 후보지를 방문했다. 바간의 만지석, 꾸, 타나웅수, 낫빠린 마을이 그곳이다. 모두 1000여 명 이상의 인구가 있는 마을로, 기존 우물로는 용량이 부족해 물탱크 설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구촌공생회는 마을주민의 요청을 100% 수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협상을 통해 마을이 부담할 비율을 정한다. 마을의 자부담에는 돈과 함께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력봉사도 포함된다. 자부담 비율은 아무렇게나 정하지 않는다. 마을의 소득수준과 사업에 대한 열의 등 다각적인 조사와 분석을 거친다.

월주스님은 “마을이 사업에 스스로 동참하면 애정을 갖게 된다”며 “자부담을 지우는 것은 자립하고 협동하는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을주민들은 지구촌공생회의 방문을 환영하고 극진히 대접했다. 가는 마을마다 100여명 이상의 주민이 모였으며 정성스레 다과를 준비하고 상석에 앉혔다. 이들은 왜 물탱크 설치에 목을 매는 걸까.

낫빠린 마을 대표 우따움미엔(53)씨는 “아침에 물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미얀마 사람들은 물을 목숨만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스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공생회는 지난 2011년 포니깡 마을에 1호 물탱크 설치를 시작으로 식수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퓨투아 마을까지 15기를 세웠다. 이같은 사업으로 최대 3만여명의 마을주민이 혜택을 받고 있다. 지구촌공생회는 올해 최소 8곳에 물탱크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불교신문3090호/2015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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