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미얀마 더포아 정혜학교 준공

지구촌공생회는 단체 역사상 49번째이자 가장 큰 규모의 학교를 미얀마 양곤에 지었다. 더포아 정혜학교 준공식을 마치고 자리를 함께 한 사부대중 가운데 동자승 학생들이 가장 큰 기쁨을 표현했다.

“이제는 비가 많이 와도 많이 더워도 공부할 수 있게 됐어요. 정말 행복해요.” 미얀마 어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이 생겼다. 한국불교계의 지원으로 가능해졌다. 국제개발구호NGO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는 지난 9일 미얀마 양곤 더포아 정혜학교 준공식을 거행했다.

양곤시내에서 1시간 정도 차로 달려가면 등장하는 정혜학교는 지구촌공생회에 의해 새롭게 변모했다. 나뭇잎으로 얼기설기 지붕을 올리고 벽돌로 지은 학교는 2층 규모의 철골 구조 건물로 바뀌었다.

지구촌공생회가 전 세계에 걸쳐 세운 49번째 학교인 정혜학교는 2400여평 부지에 12칸의 교실과 화장실만 8칸에 이르는 대규모다. 지구촌공생회가 건립한 학교 가운데 가장 크다. 미얀마에서도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국립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손꼽히는 학교가 됐다. 정혜학교에는 초등학생(1~5학년)과 중학생(1학년) 등 현재 130여 명이 다닌다. 미얀마는 3월부터 5월까지 여름방학 기간이다.

화장실만 8칸…2층으로 건립

공생회 건립 학교 중 최대규모

예전학교 우기 되면 등교 못해

정혜사 후원…인재 양성 기여

제야아웅 마하학교 도서관 건립

백천문화재단 후원…540권 비치

방학기간 열리는 준공식이었지만 모든 학생들이 이날 등교했다. 그만큼 자신이 다닐 새로운 학교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정혜학교는 학생들에게만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준공식에 참가한 인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양곤주 종교부 부대표 우 삔야따미 스님, 학교가 위치한 사우스다곤 타운십 종교부 대표 우 또삐따 스님 등 지역을 대표하는 현지 주요 인사와 함께 이백순 주미얀마 한국대사, 강영애 지구촌공생회 미얀마지부 후원회장 등도 찾아와 새로운 학교가 세워진 것을 축하했다. 마을주민까지 모이니 인원만 500여명. 마을의 큰 잔칫날과 다름없었다.

더포아 정혜학교가 이토록 지역사회를 흥분시키는 이유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학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에는 다닐 수 없었다. 학교가 물에 잠겨 수업을 듣고 싶어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진입로도 물이 넘쳐 들어오기도 어려웠다. 너무 더운 날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새롭게 세워진 정혜학교는 비가 와도 날이 더워도 아무 걱정 없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2층으로 세워진 정혜학교는 미얀마에서도 드문 규모를 자랑한다.

정혜학교 학생인 교인나인(13)군은 “비가 오면 학교에 오기 너무 힘들었는데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나도 커서 의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혜학교 교장인 더꾸따라 사리 스님도 “작년까지 작은 교실에서 비와 더위를 견디기 어려웠다”며 “올해는 편하고 튼튼한 교실에서 우기 때에도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훌륭한 인재들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더포아 정혜학교는 부지를 선뜻 내준 미얀마 현지인 더포아 씨와 학교건립기금을 모아준 전주 정혜사, 그리고 지구촌공생회가 같이 이뤄낸 성과다. 준공식에는 정혜사 스님과 신도들, 더포아 씨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모두에게 정혜학교의 완공은 기쁘고 또 기쁜 일이었다.

준공식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더포아 정혜학교는 지구촌공생회가 미얀마에 건립하는 10번째 교육시설”이라며 “정혜학교는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는 빈곤국가의 아이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자 전주 정혜사 사부대중의 보살행을 담아 건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주스님은 “정혜학교 준공은 수많은 후원자와 활동가, 주민들의 자비공덕이 빚어낸 부처님의 가피”라고 말했다.

전주 정혜사 주지 지섭스님은 “지구촌공생회의 목표가 정혜사 사부대중의 나눔실천 방향과 뜻을 같이 하기에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며 “부처님의 자비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인연을 맺게 해주신 월주스님께 감사하며, 학생들은 이 교정에서 꿈을 마음껏 펼쳐 나라와 지구촌의 훌륭한 리더로 성장해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서 정혜사는 책가방과 학용품, 티셔츠 등 300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부지 기부자인 더포아 씨는 “배리 굿 배리 해피”를 연발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더포아 씨는 “비가 오면 수업을 받을 수 없었던 학교를 이렇게 멋지게 지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만면에 미소 지었다.

제야아웅 마하학교에 백천도서관이 건립됐다. 학생들이 감사인사를 표시했다.

같은 날 지구촌공생회는 또 하나의 희망의 씨앗을 미얀마에 뿌렸다. 양곤주 흘레구 타운십에 위치한 제야아웅 마하학교에 도서관을 건립한 것이다. 지난 2012년 한국 비구니 스님들의 모임인 마하회의 후원으로 새롭게 건립된 마하학교는 이날 도서관까지 세워지면서 학생들의 꿈을 앞당기는데 크게 일조하게 됐다.

제야아웅 백천도서관은 한국의 백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단독 건물로 조성된 백천도서관은 현재 장서 540권을 비치해놓고 있다. 마하학교는 앞선 정혜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역 사찰이 운영을 맡고 있는 사원학교다.

마하학교 교장인 우와야마스님은 “월주 큰스님의 도움으로 도서관까지 건립돼 학생들이 더욱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미얀마에서 많은 인재가 나올 수 있도록 지구촌공생회가 후원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생기면 가장 기쁜 사람은 역시 학생들이다.

빼래비모(12)양은 “읽고 싶은 책도 많고 특히 한국 책도 있어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돼 좋다”며 “불교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사장 월주스님은 “학생들이 책을 보며 지식을 쌓고 꿈을 넓혀 미얀마의 미래를 이끌 동량으로 자라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도서관에 더 많은 양서들을 기증할 뜻을 밝혔다. 먹을 것이나 돈을 주면 당장 배는 부르겠지만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 교육에 매진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은 없을지라도 미래는 밝다. 지구촌공생회가 세상에 뿌리는 씨앗이 언젠가는 뿌리 깊은 거대한 나무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미얀마 시찰단은 월주스님을 비롯해 지구촌공생회 사무처장 덕림스님, 전주 대원사 주지 석문스님, 김영하 서울 영화사 사무장, 남정덕 지구촌공생회 사무국장, 김명주 주임 등으로 꾸려졌다.

퓨투아마을에 새로 만들어진 물탱크에서 우마차가 물을 실어가고 있다.
식수지원사업 예정지인 꾸마을 주민들은 지구촌공생회의 방문을 환영했다.

■ 이백순 韓대사, 만찬서 요청

“우물파기사업 동참해달라”

이백순 주미얀마 한국대사가 지구촌공생회에 현지 우물파기 사업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월주스님 등 지구촌공생회 시찰단을 대사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대접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사는 “지구촌공생회가 미얀마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불교계가 미얀마가 발전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사는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새마을 운동 사업’의 성과를 설명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우물파기 사업에 지구촌공생회도 함께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우물파기가 지구촌공생회의 식수지원사업과 궤를 같이 하므로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이사장 월주스님은 “코이카의 우물파기 사업이 현재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과의 연계성이 높아 보인다”며 “사업 타당성 여부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채식 식단으로 차려진 대사 초청 만찬은 월주스님과 이 대사가 미얀마의 현안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불교신문3090호/2015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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