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등 3인, 33관음성지순례 회향
불교문화사업단 ‘순례 완료 증서’ 수여

“한국불자도 못하는 굉장한 일을 했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한국33관음성지 연계 전통사찰순례’에 재일교포를 포함한 일본인 참가자들이 18개월 만에 회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토 마사노리(61, 남)씨와 신말생(76, 여)씨, 박숙자(62, 여)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10월 여주 신륵사를 시작으로 모두 4차례 한국을 찾아 사찰을 순례해 지난 3월23일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를 마지막으로 33개 사찰순례를 마쳤다.

이토 씨 등은 한 번 방문 당시 길게는 4박5일간 한국에 머물고, 많게는 10개 사찰을 탐방했다. 특히 신말생 씨는 고령의 나이에다가 다리가 불편해 산과 계단이 많은 한국사찰 순례길이 어려웠음에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은 열의와 신심을 보여줬다.

일본은 시코쿠의 ‘오헨로’라고 부르는 ‘88사찰 순례길’ 등 많은 성지순례코스가 있어 오랜 기간에 걸쳐 순례하는 것을 당연하고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일본인 이토 씨는 “일본은 성지순례를 일상처럼 여기고 있다”며 “한국에도 있다는 것을 보고 참여했는데 순례를 마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성지순례 기간 동안 신말생 씨는 “여수 향일암”을, 박숙자 씨는 “보은 법주사”를 가장 기억에 남는 사찰로 꼽았다.

불교문화사업단은 3월23일 33관음성지 순례를 회향한 참가자들에게 완료 증서를 수여했다. 사진 왼쪽부터 재일교포 박숙자 씨, 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 재일교포 신말생 씨, 일본인 이토 마사노리 씨.

불교문화사업단은 3월23일 3명의 성지순례 참가자들에게 ‘33관음성지순례 완료 증서’를 수여하고 이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은 “한국은 일본 같은 성지순례 문화가 없어 이를 활성화시키고자 33관음성지를 특별히 지정했다”며 “한국불자들도 하기 힘든 순례를 일본에서 와서 1년6개월 동안 진행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토 씨는 “일본인들은 한국에도 성지순례 코스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나도 주변에 알리고 추천하겠지만 한국이 적극적인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전달했다.

‘한국33관음성지 연계 전통사찰순례’는 지난 2008년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국내 4대 관음성지인 강화도 보문사, 양양 낙산사, 여수 향일암, 남해 보리암을 비롯해 전국 33곳의 관음사찰을 순례하는 사업으로, 불교문화 해외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성지순례는 한국의 관음신앙과 불교사상의 뿌리를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문화와 전통을 만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에도 일본인 3명이 3년에 걸쳐 관음성지 순례를 마친 바 있다.

[불교신문3092호/2015년3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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